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넘긴 일당 무더기 검거

파이낸셜뉴스       2025.11.12 11:39   수정 : 2025.11.12 13: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 사기 범죄조직에 수개월간 대포통장을 불법 유통해 온 일당 48명이 경찰에 대거 붙잡혔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고수익 보장’ 등 각종 현혹성 문구를 담은 SNS 광고를 통해 대포통장을 모집하며 명의자들을 캄보디아 현지로 직접 보내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 피해 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 A씨를 비롯해 18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총책 B씨를 비롯해 8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A씨 일당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대포통장 명의자를 모집해 태자단지 등의 캄보디아 사기조직에 유통, 56여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 일당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유령법인을 운영하며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계좌를 유통해 14억 2000여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일당은 개인계좌 1개당 1000~1200만원, 코인 계좌 2000만원, 법인계좌는 2500만원까지 지급한다고 광고하며 대포통장 명의자들을 모집했다. 모집책들이 긴급여권으로 명의자들을 캄보디아로 출국시켜, 현지 범죄조직원이 세팅된 핸드폰과 OTP 등을 인수해 즉시 로맨스 스캠, 보이스 피싱 등 사기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좌 명의자들은 귀국 후 경찰에 “취업사기를 당해 캄보디아로 출국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 감금되면서 계좌가 연결된 핸드폰까지 뺏겼다”며 “사기 범행에 제 명의의 계좌가 이용됐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범행 후 국내로 입국 시 취업사기, 납치, 감금으로 경찰에 허위신고해야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현지 조직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 수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했다 판단되는 계좌 명의자 2명에 대해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까지 추가해 형사입건했다고 덧붙였다.

B씨 일당은 실제 운영할 의사가 없는 유령법인을 설립해 ‘파인애플 공장에서 6개월 근무 시 1억원 지급’ 등 허위 내용의 구인 글을 인터넷에 올려 대포통장 명의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약 4달간 피해자 68명으로부터 대포통장을 입수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에서 활동하는 현지 범죄조직에 유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B씨 조직은 서울과 부산, 대전, 충남 등 전국 각지에 조직원을 두고 15개의 유령법인을 세워 법인통장을 개설해 캄보디아 현지에 수천만원을 받고 유통해 왔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국내외에서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해외 범죄조직과 연계해 피해자들을 현지로 유인하는 범행 수법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경찰은 전국적인 캄보디아발 사기·납치 등에 대한 내역을 모니터링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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