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젠함 실전배치 ‘3항모 시대’… 美 ‘해양패권’에 도전장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8:21
수정 : 2025.11.18 17:31기사원문
中, 랴오닝함·산둥함 이어 3번째 ‘푸젠함’ 취역
中 ‘전자기식 캐터펄트’ 독자 개발·적용 성공
美 항모 11척·강습상륙함 10척, 실전 최강 전력
美 해군 정비창 등 통폐합 감축, MRO에 난항
日, 항모 2척 전력화 단계, 한국의 기회 요인은
韓, 보안방호체계 구축… RSF 역할 확대해야
[파이낸셜뉴스] 중국 해군력의 질적, 양적 성장을 상징하는 세 번째 최신예 항공모함 '푸젠함'이 지난 5일 취역 후 실전 배치됐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첨단 기술인 전자기식 사출 시스템(EMALS)을 채택해, 기존 항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거리에서 더욱 강력한 전력 투사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중국 해군력의 급격한 성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에겐 대응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젠함 실전 배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 일본의 항공모함 전력을 짚어본다.
■중국 기술적 진보, 4번째 원자력 항모 개발 중
16일 군과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1번 항모 랴오닝함과 2번 항모 산둥함과 함께 항모 3척 체제를 갖추게 됐다. 3척의 항모는 작전·정비·훈련에 이르는 상호 순환 배치를 통해 지속적인 상시 전투 및 방어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이 보유하게 될 원자력추진잠수함(SSN)도 3척 이상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앞선 1, 2번 항모 모두 함재기 이륙을 위한 스키 점프대 방식을 장착하고 있어 전투기 이착함에 제약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푸젠함은 길이 320m, 비행갑판 폭 70m, 만재배수량 약 8만~8만5000t급으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전투기를 포함해 60대 이상의 함재기 및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미국 제랄드 포드급 항모처럼 전자기식(EMALS) 캐터펄트(catapul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터펄트는 사출기(射出機)를 뜻한다. 항공모함 갑판의 짧은 활주로에서 함재기를 발진시키기 위해 새총처럼 빠르게 쏘아대듯 밀어 올리는 장치를 말한다. 해당 장치는 '증기식'과 '전자기식'이 있으며, EMALS는 가장 최신 기술이다. 이 덕분에 푸젠함의 함재기는 더 많은 연료와 무장을 싣고 항모 갑판 활주로에서 이륙할 수 있어, 작전 반경과 전투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서방 군사 강국들도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기술적 난제로 채택하지 못한 것을 중국이 자체 개발·적용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군사전문가들은 푸젠함의 EMALS 기술이 아직 시험 및 정교화 단계에 있어, 완전한 작전 능력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푸젠함은 디젤 추진 방식의 재래식 동력 항모로 핵추진 항모인 미국 항공모함에 비해 원거리 장기 전력 투사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푸젠함은 막대한 에너지를 지속 공급받기 위해 잦은 연료 보급과 함께 첨단 탑재 장비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또 미군이 전 세계에 보유한 것처럼 폭넓은 해외기지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4번째 004형 첫 원자력 추진 항모를 개발·건조 중이다. EMALS 캐터펄트를 탑재한 푸젠함 플렛폼을 이용한 본격적인 핵추진 항공모함 양산에 돌입할 태세다.
여기에 중국은 075형 강습상륙함(약 4만t) 4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향상된 성능의 076형 강습상륙함(약 5만t) 1척도 지난해 12월 진수, 해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이점은 076형 1번함 쓰촨함의 갑판에도 전자기식(EMALS) 캐터펄트를 장착해 고정익 무인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개발했다는 점이다,
■美 초대형 항모 11척, 강습상륙함도 10척 운용
미국은 현재 증기식 캐터펄트를 적용한 니미츠급 항공모함 10척(약 9만7000~10만6000t)과 전자기식 사출 시스템(EMALS)을 탑재한 최신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약 11만2000t) 1척 등 총 11척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1척이 퇴역을 앞두고 있어 미국은 내년에 10척의 항모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니미츠급 항모는 탑재한 70~100여기의 함재기가 하루 최대 230소티(1Sortie=항공기 1회 출격 횟수) 작전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는 항공모함의 전투력과 운용능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최신형 제럴드 R 포드급은 소티 생성률이 높아져 하루 최대 270소티를 목표로 한다. 무인기를 포함 하루 최대 1080곳의 목표를 주야간 전천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반면 중국의 최신 항모 푸젠함은 하루 160소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은 포드급 항모 2번함 존 F 케네디함(CVN-79)도 건조 중이다. 오는 2027년 취역할 예정이며, 실전 배치는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미 항공모함 전력은 지구상 최강의 실전 경험과 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해군전력을 모두 합쳐도 이길 수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헬리콥터 및 수직이착륙기 탑재가 가능한 아메리카급(약 4만5000t) 2척과 와스프급(약 4만1000t) 8척 등 10척의 강습상륙함도 운용 중이다.
■일본 항모 2척 전력화 단계, 한국의 기회 요인은
일본도 헬기 탑재 호위함인 이즈모급(약 2만6000t) 1번함 이즈모함과 2번함 카가함 등 2척을 F-35B 운용이 가능한 경항공모함으로 개조 중이다. 2025년 11월 현재 F-35B 전투기 일부를 인수하고 관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개조된 두 함정에서 미군 및 영국군 F-35B와 이착함 훈련을 실시했다. 영국 항공모함과도 합동 훈련을 진행하며 상호 운용성을 강화했다. 두 함정 모두 2027년까지 개조를 완료할 전망이다.
일본은 휴가급(약 1만3500t) 헬기 탑재 호위함 1번함 휴가함과 2번함 이세함 2척도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오오스미급(약 1만3000t) 강습상륙함 3척(1번함 오오스미, 2번함 시모키타, 3번함 쿠니사키)도 작전배치하고 있다.
중국은 함정 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을 보유하고 가파른 해양 전력 확장을 더 가속화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은 한반도와 인-태 역내 해양 갈등 상황에서 항공모함을 앞세운 공세적 강압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푸젠함의 등장은 미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임을 시사한다. 중국의 후속 핵추진 항모와 미국의 최신 제럴드 R. 포드급 항모 간의 전략적 균형은 향후 세계 해군 작전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이 냉전 종식 이후 군사력을 감축하던 시기에 군과 민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군수지원체계로 전환하면서, 미 해군이 보유한 정비창 50%를 감축했다. 35개의 군수지원 부대를 15개로 통폐합하면서 전 세계 해군 정비시설을 4곳(태평양·대서양 각각 2개)으로 줄여 지금까지 함정 MRO(유지·보수·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덕기(세종대왕함 초대 함장) 한국해양전략연구소(KIMS) 객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월 미국 의회 예산국(CBO)은 자국 내 조선소의 함정 건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한 가운데, 1조750억 달러(약 1600조원)를 투자해 향후 30년간 항공모함 6척과 전략핵잠수함(SSBN) 등 364척의 함정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짚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도 자국 조선 능력으로 계획된 함정을 건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은 아직도 국내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는 이미 우리보다 높은 차원에서 미국의 MRO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일본은 F-35를 공동개발하는 등 세계 최고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함정과 항공기에 대한 MRO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함정 MRO는 통상 △1단계-선체, △2단계-추진 체계, △3단계-전력과 배전 체계, △4단계-탐색과 감시체계, △5단계-무장과 무기체계를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조선소의 군함 건조는 약 5% 수준 또는 그 이하의 수익이 발생한다. 그런데 5단계를 포함한 완전한 함정 MRO 사업은 통상 10% 이익이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재 한국이 1단계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함정 MRO 사업을 5단계 수준의 단계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미국의 요구사항인 관련 사업에 보안방호체계 구축과 중국인 노동자가 없어야 하며, 함정 건조 시 철강을 포함한 중국산 자재도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충족을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 수준을 더욱 높이는 노력과 함께 외교부·기재부·국방부·산자부 등이 포함된 대통령 직속 콘트롤타워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조선업계가 미국의 권역거점정비지원구상(RSF)에서 역할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