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日외국성 국장, 주머니 손 넣고 내려다 본 中...'의도된 굴욕샷'

파이낸셜뉴스       2025.11.19 10:49   수정 : 2025.11.19 10:49기사원문
다카이치 日 총리 ‘대만 유사시 개입’…中과 급속 냉각
양국 간 외교부 국장급 회담은  관계 악화된 이후 첫 만남
中 관영매체 SNS 통해 영상…공개 이유 두고 해석 분분
日언론 "中 '주머니에 손' 영상 이례적…우위 연출 의도"



[파이낸셜뉴스]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이 중국을 방문한 일본 외무성의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난 뒤 언론과 여론은 회담보다 이후 영상에 주목했다.

회담 뒤 온라인에 올라온 이 영상에는 류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앞에 선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모습이다.

이후 영상이 공개된 경로 등을 두고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나왔다.

의도적인 공개 아닌가


외신은 해당 내용이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 계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위위안탄톈(玉淵潭天)’에 게재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측이 해당 장면을 의도적으로 공개·유포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약 20초 짜리 영상에서 류 국장은 내내 굳은 얼굴로 가나이 국장을 대한다. 이에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채 류 국장의 발언을 듣거나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날 회담에서 가나이 국장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간 외교부 국장급 회담은 지난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히고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후 열렸다.

회담에서 류 국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가나이 국장에게 엄정하게 항의했다고 전해졌다.

브리핑에서 향후 중일 관계 전망을 묻는 CCTV 기자의 질의에 “현재 중일 관계 상황은 다카이치 총리가 공개적으로 대만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중국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했기 때문”이라고 답하면서 “일본 측은 즉각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깊이 반성하며, 중국 국민에게 명확하고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나이 국장과 류 국장이 만나는 일정과 관련해 정기적으로 벌여온 국장급 협의이며 “전회는 일본에서 열려 이번에는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속 해석 나선 日 언론


일본 언론들은 공개된 영상을 두고 19일 '의도된 연출'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CCTV가 내보낸 영상으로 실무적 차원에서 외교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듯한 영상을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일부 현지 미디어는 '고개 숙여 중국 외무성을 떠나는 일본 관리'라는 제목도 붙였다. 일본이 해명하러 온 것처럼 인상을 만들어 중국이 우위인 입장임을 연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이번 협의를 앞두고 자민당에서는 '사과하러 가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일본 정부는 정례적 상호 방문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CCTV의 이 영상 보도는 (중국이)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류 국장의 인민복풍 복장은 자국을 향한 애국적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에 이 같은 장면이 나온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지지통신은 "중국 측의 우위를 어필하기 위한 선전전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자사 기자도 현장에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로비에 나타나 멈췄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은 중국 측 국장 이야기를 가나이 일본 국장이 듣는 모양새가 됐지만 가나이 국장이 옆에 선 통역 쪽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머리를 숙인 것처럼 비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풀이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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