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해, 돼지야” 여기자한테 폭언에 삿대질한 트럼프,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25.11.20 07:50
수정 : 2025.11.20 07: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를 향해 "돼지야"라고 막말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졌다.
"엡스타인 문서 왜 공개 안하냐" 블룸버그 기자 질문에 발끈
당시 루시는 '엡스타인 문서에 불리한 내용이 없다면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조용히 해 조용히, 돼지야"라고 말했다.
엡스타인 문서는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자료를 의미하며, 엡스타인 사건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계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미국 하원은 18일 이 문서의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사실상 만장일치 수준으로 통과시켰고, 상원 표결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있어야 정식으로 발효된다.
카슈끄지 암살 관련 질문엔 "ABC뉴스는 가짜 뉴스" 폭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수 차례 기자를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18일, ABC 뉴스의 메리 브루스 기자가 왕세자를 향해 자말 카슈끄지 암살 관련 질문을 하자 "ABC 뉴스는 가짜 뉴스다. 업계 최악 중 하나"라고 폭언했다.
이어 브루스가 엡스타인 문제를 질문하자 "문제가 되는 건 질문이 아니다. 당신의 태도"라며 "나는 당신이 끔찍한 기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자신은 엡스타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해당 스캔들은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고 "당신의 형편없는 회사는 그 가해자 중 하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CNN의 에이프릴 라이언 기자를 '패배자'(loser)라고 불렀으며, ABC 뉴스의 세실리아 베가에게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기자"라고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자라는 모욕을 들었던 라이언은 "미국 대통령은 도덕적 리더, 국가의 지도자여야 하는데 그(트럼프)는 길거리 깡패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당신도 도살장에 끌려가기 직전의 돼지우리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조심하라"고 말했다.
국제여성언론재단(IWMF)의 엘리사 리스 무뇨스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기자 공격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외모를 겨냥한 그의 모욕은 여성 기자들을 입 다물게 하려는 성차별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욕설은 겉보기엔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정부 수반이 사용하면 해당 기자를 향한 공격을 야기한다"며 "이는 그의 업무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다른 여성 기자들에게도 위협적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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