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서머스·트럼프 동시 타격…표결 지연 시도까지 드러난 엡스타인 파문

파이낸셜뉴스       2025.11.20 10:10   수정 : 2025.11.20 09:57기사원문
백악관, '엡스타인 표결' 지연하려 상원의원 접촉했지만 실패 트럼프 정치 생명 위협하는 표결 통과 임박하자 수정안 요청하는 지연 전략 펴 한편, '엡스타인 파일 연루' 서머스 전 美 재무도 오픈AI 이사직 사임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엡스타인 파문이 정치권 전반과 기술업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엡스타인 관련 수사 파일 공개 의무화 법안을 둘러싸고 미 백악관은 비밀리에 상원의원들에게 표결을 지연하도록 설득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해온 사실이 공개된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19일 영국 언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하며 "백악관 참모들이 상원 공화당 지도부와 접촉해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참모들은 상원 표결을 늦추기 위한 '메시지 전략 기간'을 설정했고, 표결을 미루는 것이 '발목 잡기'가 아닌 '책임 있는 검토'인 것처럼 보이도록 말하게끔 압박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재선에 불안감을 느끼는 의원들에게는 "'우리는 투명성을 지지한다'고 말하되, '유권자들에게 훨씬 중요한 것은 생활비 문제'라는 쪽으로 화제를 돌려라"라고 지시했다. 즉 엡스타인 파일 공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민생 문제를 제시해 논란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하원이 법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도 법안이 본회의에 도착하는 즉시 통과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에 만장일치로 합의하면서, 법안의 정식 발효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이 남았다. 엡스타인과 한때 친구였다가 2004년쯤 결별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엡스타인 범죄 연루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날, 빌 클린턴 정부때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전 총장은 엡스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이 미 의회의 이메일 공개로 드러난 것과 관련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머스 전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공적 임무에서 물러나겠다는 이전 발표에 따라 오픈AI의 이사직 또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픈AI도 이날 성명에서 "래리가 오픈AI 이사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고, 우리는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머스 전 총장은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공개된 후 지난 17일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며 모든 공적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서머스 전 총장은 엡스타인이 체포되기 전인 2019년 3월까지 최소 7년간 친밀하게 이메일을 주고받았으며, 특히 엡스타인에게 혼외관계에 대한 조언을 구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논란이 증폭됐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