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새 종전안 압박 속 우크라, 교황에 강제이주아동 송환 중재 요청
파이낸셜뉴스
2025.11.20 14:43
수정 : 2025.11.20 14:38기사원문
美, 미러가 만든 종전안 초안으로 우크라 압박 초안에 핵심무기 포기·러시아어 공식어 인정 등 담겨 궁지 몰린 우크라, 러에 강제이주 당한 민간인 송환 위해 교황 앞으로 서한 보내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전현직 당국자들이 참여한 이 종전안은 아직 기본 틀만 있는 단계로, 우크라이나에게 대폭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알려졌다.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아직 자국군 통제 아래에 있는 영토까지 포함해 돈바스 나머지 부분까지 양보하고, 군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또한 초안은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크렘린궁의 오랜 정치적 목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번 주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만나 이 방안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 정부가 28개 항목을 담은 새로운 평화 구상을 러시아 측과 논의 중이며, 우크라이나에 고위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전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이 구상에는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되는 한계선)'으로 규정해온 조건까지 담겨 있지만, 위트코프 특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이들 조건을 수용하길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이에 한 소식통은 "이 방안을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협상에 진전을 원하는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러시아가 장난을 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종전 협상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은 없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알려줄 만한 새로운 진전은 없다"고 했고,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 측에서 제안했다면 양국 간 기존 외교 채널을 통해 전달됐을 것"이라며 '이 정도 수준'의 합의안을 받은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장기화된 전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교황 레오 14세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시작한 비공식적 중재 역할을 공식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중재를 위해 평화 특사를 임명한 뒤 △양국 간 포로 교환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본국 송환 등을 도왔는데, 이 같은 도움이 끊기지 않도록 촉구한 것이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이리나 베레슈추크 부실장은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청이 중재자, 즉 '플랫폼' 역할을 해 양국 간 민간인 송환을 논의할 수 있길 원한다"며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이 과정을 바티칸에서 공식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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