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기자에 "조용해 돼지야!"…백악관 "솔직해서 재선된 것"
파이낸셜뉴스
2025.11.21 08:42
수정 : 2025.11.21 08:42기사원문
엡스타인 파일을 왜 공개하지 않느냐 질문에 흥분
[파이낸셜뉴스]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여기자 비하 발언을 두고 오히려 '솔직함의 표현'이라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여성 기자를 향한 모욕이라는 비판이 미국 언론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백악관이 방어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블룸버그통신 캐서린 루시 기자에게 '엡스타인 파일'을 왜 아직 공개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이 생전에 주고받은 연락망과 접촉 기록을 담은 자료로, 트럼프의 이름이 다수 언급돼 있다는 점에서 공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을 겨냥한 엡스타인 연루설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해당 질문에 강하게 반응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기자협회(SPJ)는 성명을 내고 두 사례가 "일회성이 아닌 적대감의 패턴"이라며 특히 여성을 향한 언어적 공격이 "독립 언론의 핵심 역할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20일 브리핑에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 방의 모두에게 매우 솔직하고 정직하다"며 "미국인들이 그를 다시 선택한 이유는 솔직함과 가짜뉴스를 보면 바로잡는 태도 때문이다. 그가 자신과 행정부에 관한 거짓 보도가 나오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투명한 대통령"이라며 "오벌오피스에서 거의 매일 언론의 질문을 받고, 기자들에게 전례 없는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해 "바이든은 기자들 앞에서 거짓말을 한 뒤 몇 주간 언론과 대화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돌리는 발언도 덧붙였다.
언론계는 트럼프의 거친 발언이 반복되면서 취재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성차별적 비유와 기자 개인 공격이 공적 발언에서 빈번히 등장한다는 점에서 백악관의 옹호 입장이 추가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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