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비상' 외환당국, 국민연금과 4자 협의 "환율 안정에 총력"
파이낸셜뉴스
2025.11.24 16:49
수정 : 2025.11.24 18:07기사원문
기재부-한은-복지부-국민연금 4자 협의체
환율 안정 목표로 수시로 회의 가질 방침
"연금 수익성과 환율 안정 조화롭게 달성"
구 부총리 "조만간 환율안정책 마련하겠다"
국민 노후자산 국민연금 동원 비판적 시각도
[파이낸셜뉴스] 고환율이 수개월째 추세적으로 지속되자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환율 안정을 위한 4자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외환시장 이슈로 4자 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이례적이며 사실상 처음이다. 경제당국이 가용대책을 동원해 환율 안정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후속조치다.
24일 기재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 과정에서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가동한 4자 협의체는 조속한 환율 안정을 위해 수시로 회의를 가질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수급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시 원화를 달러를 환전하는데, 이것이 달러 부족으로 인해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경제당국은 국민연금을 상대로 해외 투자시 환율이 기준점 이상이면 보유한 달러 표시 해외 자산 10%를 매도하는 전략적 환헤지와 같이 달러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 1322조원 중 44% 정도가 해외 자산이다.
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올해 말 종료되는 650억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 계약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시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과 직거래해 외환시장 달러 수급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경제당국은 외환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 해외 투자 등을 포함해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9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의 환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900억달러 정도 되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더 많은 외화가 해외로 나가면서 달러가 부족해 그런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연금 등 주요 외환수급 주체들과 협의해 1차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불확실성 해소 대책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환율 불안정성, 대내외 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부담 요인을 들면서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 노후자산이 될 국민연금을 동원한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해외투자 전략 수정 등이 중장기 연금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구조개혁이 지연되고 있는 국민연금은 오는 2048년에 적자로 돌아서 2064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이례적인 고환율은 한국 경제 기초체력 저하, 정부 재정적자 심화, 2000억달러 대미투자 불확실성 지속, 개인투자자의 해외증시 투자 확대 등 구조적이며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77.1원에 마감했다.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환율이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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