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해외로 빠져나가는데"...LG, 국내 첫 사내 AI대학원으로 인재 사수

파이낸셜뉴스       2025.11.28 05:59   수정 : 2025.11.28 05:59기사원문
파일럿 과정 장기근속 효과 입증 내년 3월 정규 학위과정 출범 고급 인재 내부 재생산 구조 구축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인재 유출이 핵심 위협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LG는 국내 최초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사내 AI대학원' 출범을 예고하며 고급 인재 내부 육성에 나선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인재 유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LG는 자체 교육 체계를 통해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내부 순환형' 인재 보존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지난 9월 교육부로부터 사내 석사과정 대학원 인가를 받았으며 박사과정도 오는 12월 중순 최종 인가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국내 첫 사내 AI대학원이 내년 3월 정식 개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은 LG경영개발원 산하 AI 전문기관으로 그룹 차원의 AI 역량 강화를 전담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비인가 파일럿 과정을 운영하며 내부 인재 재교육 효과를 검증했으며 이를 정규 학위 과정으로 확대해 고급 인재를 장기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LG는 이번 인가를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그룹 차원의 전략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학위-채용-실무'로 이어지는 기존 인재 양성 모델만으로는 변화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자체 교육을 통해 실무형 인재를 신속히 확보하고 이들이 조직 내에서 지속적으로 순환하며 역량을 발휘하는 구조를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파일럿 과정을 수료한 임직원 상당수가 이직 없이 장기 근속한 점도 주목된다. LG는 정규 대학원 체계가 자리 잡으면 핵심 인력의 외부 유출을 막고 내부 전문 인력 육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파일럿 과정을 통해 업스킬링(역량 강화)과 리스킬링(재교육)을 이수한 대부분의 임직원이 이직 없이 장기 근속하고 있다"며 "내부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재 쟁탈전은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고인재동향(Top Talent Tracker)'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기준 최근 1년간 약 3만3000명의 AI 전문가가 해외로 이동했고 이 중 26%가 미국으로 향했다. 영국·독일·캐나다 등 주요국은 이민 제도 완화와 연구 지원 확대를 통해 인재 유치에 나섰고 중동 국가들 또한 AI 인재 확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정식 대학원 수준의 교원 구성과 평가 체계, 커리큘럼을 갖췄다. 현재 사내 연구원 21명이 겸임 교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국내외 대학 및 해외 연구자들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전임 교수진 확보를 위해 카이스트·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 학점 교류를 계획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 인력 지원 사업인 '이노코어(InnoCORE)'와 연계해 교수진 구성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한편, LG AI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AI 싱크탱크로서 글로벌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피지컬 AI, 디지털 트윈 등 차세대 기술을 실증하고 있으며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국내 스타트업·학계와의 협력 생태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인프라는 사내 대학원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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