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독주 균열에...삼전·하닉 투심 엇갈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1.26 16:23
수정 : 2025.11.26 16:23기사원문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52% 상승한 10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0.95% 오른 52만4000원에 마감하면서, 두 종목 모두 상승했지만 상승 폭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구글이 공개한 제미나이(Gemini) 3.0이 주요 지표에서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보였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생태계 확대 기대가 부각됐다. 여기에 그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대 고객으로 꼽히던 메타가 구글 TPU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AI 칩의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투자심리가 양 갈래로 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삼성전자가 3%대 강세를 보인 반면 SK하이닉스는 1%에 못 미치는 상승에 그치며 온도차가 나타났다. GPU 기반 생태계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이 절대적이라 SK하이닉스가 직접 수혜를 받는 반면, 구글이 확장하는 TPU는 HBM과 일반 D램을 함께 사용하는 구조라 삼성전자의 수혜 기대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 구글에 대한 투심이 엇갈리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GPU는 HBM, TPU는 HBM+D램을 병행하는 구조로 삼성전자의 D램 수혜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두 종목은 수급에서도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20억원, 3721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지지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이 2158억원을 순매도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AI 생태계가 GPU와 TPU로 나뉘는 구도가 단기 수급에도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AI 경쟁 구도의 변화가 국내 반도체 업종의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엔비디아 중심 구도가 완화되더라도 AI 모델 고도화로 HBM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TPU 확대 과정에서도 일반 D램과 HBM이 함께 요구되는 만큼 두 기업의 수요 기반이 흔들릴 요인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글과 브로드컴으로 이어지는 TPU 밸류체인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HBM은 여전히 핵심 부품"이라며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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