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바닥 찍었는데 잇단 악재… 돌파구 안보이는 시멘트업계
파이낸셜뉴스
2025.11.26 18:21
수정 : 2025.11.26 18:21기사원문
34년만에 출하량 최저 기록했는데
호주 유연탄 생산 차질에 가격 상승
최고치 경신한 원·달러 환율 겹쳐
안전운임제·NDC까지 첩첩산중
국내 시멘트 업계가 내수 부진에 더해 원가 압박에 직면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유연탄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미 '역대 최악' 수준의 출하 감소를 겪는 업계에 추가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 내수는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건설 경기 둔화가 직격탄이었다. 올해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18.9% 급감했고, 건축 착공과 건설 기성도 각각 12.8%, 18.1% 줄었다. 최근 수년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까지 축소되면서 전통적인 시멘트 수요처가 줄줄이 얼어붙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의지가 반영돼 내년 감소 폭은 다소 완화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멘트 제조 연료인 유연탄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시멘트 제조를 위해선 석회석과 점토·규산 등을 1500도까지 가열하는 소성 과정이 필수다. 이 과정에서 유연탄이 투입되며 보통 제조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산 전력용 원료탄(유연탄)의 월평균 가격은 11월 t당 110.54달러로 전월 대비 5.88% 올랐다. 지난 4월 94.04달러까지 내린 이후 5월부터 8월까지 우상향 흐름이 누적됐고, 9월 일시 조정(103.85달러)을 거쳐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중국의 계절적 수요 급증과 호주 생산 차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환율 역시 부담을 키운다. 지난 9월 말 1400원대를 돌파한 이후 1430원대를 거쳐 11월 들어선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 주요 시멘트사들은 유연탄을 전량 수입하는 만큼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 때문에 요즘은 모선(배) 단위 소량 구매가 일반적"이라며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에선 시멘트사가 대량 계약을 꺼리고, 반대로 유연탄 판매처도 싼 구간에서 장기계약을 맺으려 하지 않아 시장 전체가 짧은 호흡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비용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부터는 시멘트를 운반하는 특수목적 차량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에도 안전운임제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탓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시멘트 부문이 2018년 대비 53~61% 감축 목표를 부여받으면서 현실적 이행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