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김상민에 그림 넘긴 중개업자 "김건희 여사에게 그림 간다 들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11.27 14:28   수정 : 2025.11.27 14:28기사원문
김상민-중개업자 메시지 내용도 공개



[파이낸셜뉴스]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전달하고 공천과 인사 등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그림을 중개해준 업자가 해당 그림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들었다는 진술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공판을 속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중개한 미술품 중개업자 강모씨의 부탁을 받고 김 전 검사가 구매할 그림을 알아봐 준 또 다른 중개업자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검사는 강씨를 통해 이 화백의 그림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 2023년 1월께 강씨로부터 '김 전 부장검사가 그림을 사려고 하니 좋은 그림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후 중개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높은 분이 찾으신다'고 들었고, 강씨가 '여사님'이라는 표현도 썼다고 말했다.

강씨의 '김 여사' 언급으로 이씨는 용산 대통령실로 그림이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그림을 판매하고 3~4일이 지난 시점에서 강씨로부터 '김건희 여사, 취향이 높은 분께 전달된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강씨와 김 전 검사가 나눈 메시지도 재판에서 공개됐다. 해당 메시지에 따르면 김 전 검사가 '살짝 한번 물어봐줘, 괜히 여사님 그림 찾는 거 소문나면 문제되니'라고 하자 강씨가 '한국 화가는 단색화를 좋아하신다네'라며 김 여사 취향을 알려줬다. 강씨는 해당 메시지를 캡쳐한 뒤, 이씨에게 보냈다. 이씨는 해당 메시지를 받은 이유에 대해 "(그림 구매가) 확실하게 잘 진행 중이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씨는 해당 그림에 대해 한국 미술품 감정 평가원의 감정평가를 받았는데, 당시 그림이 진품이라는 결과를 받아 1억4000만원에 판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선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 조사에서 '이 화백 그림을 많이 거래했는데, 가짜라면 이 금액을 안 받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 전 검사는 지난 2023년 2월께 김건희 여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사권과 공천권에 영향을 주고,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1억4000여만원인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를 전달하고 청탁했다고 판단했다. 위작 논란이 있었지만 일단 특검팀은 진품으로 보고 가액을 확정했다.

김 전 검사 측은 혐의 부인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씨에게 그림을 전달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김씨의 미술품 매수를 중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개행위 이유도 개인적 친분으로 진행한 것이고, 공천이나 공직 인사를 청탁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 전 검사 측은 해당 그림 자체가 위작이기 때문에 금액을 100만원 이하로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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