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홍콩 시민들...94명 사망한 아파트 참사 미리 '막을 수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11.28 10:36
수정 : 2025.11.28 10:36기사원문
사망자 94명으로 늘어... 아직 300여명 생사 확인 안돼
주민들 화재 경보장치 꺼졌다고 분노
시공 회사 관계자 구속되고 사무실 수색
경제계와 시민들 대피 주민들 돕기에 나서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발생한 홍콩의 아파트 단지 화재 참사 사망자가 94명으로 늘었다.
홍콩 시민들은 이번 화재는 인재로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화재 발생 3일째인 28일 오전 소방관 1명과 인도네시아 가사 도우미 2명을 포함해 9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300명 가까이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망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소방관 11명 등 7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참사는 135명이 사망한 1948년 사고 이후 홍콩 최대 화재로 기록됐다.
2021년 홍콩 인구조사에서 화재가 발생한 신계지역 타이포의 웡푹코트 아파트 단지 8개동에는 약 4600명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중 65세 이상이 40%로 홀로 사는 주민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시민들은 이번 화재가 예방될 수 있었다며 분노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화재 당시 경보가 울리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사고가 아닌 인재였다는 글들이 올려졌다.
단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보수 공사로 인해 화재 경보가 꺼져있었으며 인부들이 화재 대피 통로를 자주 이용해 출입했다고 지적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를 자주 방문했다는 캐나다 거주 시민은 B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흡연하고 버린 꽁초들을 자주 봤다며 화재가 발생할까 주민들이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보수에 사용된 안전망과 플라스틱 판 등이 화재 안전 규격을 통과한 제품이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설치된 대나무 비계도 화재를 확산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아파트 단지 보수 공사 계획 소식을 불편하게 여겼으며 화재 당시 해외에 머무르고 있던 한 거주자는 보수 계획이 근본적으로 소홀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보수 비용을 문제 삼으면서 시공업체들은 종종 안전 보다 비용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노했다.
이번 화재로 아파트 보수 업체 관계자 3명이 살인 의심 혐의로 구속했으며 사무실에 대한 수색도 진행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또 홍콩 부패 단속 기구인 ICAC가 시공업체의 부패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당국은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모든 공공 아파트 단지에 대나무 비계와 기타 자재들을 포함해 안전 점검을 지시했다.
화재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홍콩 시민들의 온정도 이어져 주요 기업들을 포함해 현금과 필수품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30여 기업 단체와 자선 재단이 지금까지 약 7억홍콩달러(약 1319억원)를 기부했으며 홍콩경마클럽이 가장 많은 1억7000만홍콩달러(약 320억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존리 홍콩 행정장관은 피해자를 돕고 복구를 위해 3억홍콩달러(약 565억원)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앞으로 부상자 치료에 필요한 피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헌혈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화재 발생부터 쉬지 못하고 진화 작업 중인 소방관들에게 식사 등을 제공하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