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극복 못한 '원맨팀' 한계…10년 만에 2부 추락한 대구
연합뉴스
2025.11.30 16:22
수정 : 2025.11.30 16:22기사원문
거듭된 전력 약화·36세 세징야에 크게 의존…부상 공백에 부진 겨쳐 강등
끝내 극복 못한 '원맨팀' 한계…10년 만에 2부 추락한 대구
거듭된 전력 약화·36세 세징야에 크게 의존…부상 공백에 부진 겨쳐 강등
대구는 30일 대구 iM뱅크파크에서 열린 FC안양과의 K리그1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승점 34의 대구는 이날 울산 HD를 1-0으로 꺾은 11위 제주 SK(승점 39)에 승점 5차로 밀리며 올 시즌 K리그1 최하위가 확정돼 다음 시즌 2부로 강등됐다.
2016년 K리그 챌린지(2부) 2위에 오르며 1부에 승격한 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2018년 FA컵(현 코리아컵) 우승과 2019년 전용구장 신축을 계기로 성적과 흥행을 모두 잡는 팀으로 발돋움한 대구는 10년 만에 K리그2에서 뛰게 됐다.
대구는 2019년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한 가운데 K리그1에서 첫 상위 스플릿(5위)에 진출했고, 2021시즌에는 K리그1 3위, FA컵 준우승, ACL 16강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내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변두리 종합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 시절 한 시즌 평균 3천명대였던 대구의 관중은 도심의 전용구장 시대가 열린 2019년부터 평균 1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에서도 '대박'을 쳤다.
그 중심엔 '대구의 신' 세징야가 있다.
2016년부터 대구에서 뛴 세징야는 팀의 승격과 FA컵 우승, ACL 출전, K리그1 3위 등 역사의 현장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팀 발전을 이끌었다.
2017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세징야는 같은 브라질 출신의 장신 스트라이커 에드가와 콤비를 이뤄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대구는 세징야에게 2020년(14억3천900만원)과 2021년(14억8천500만원) K리그 전체 1위, 2022년(16억원) 2위, 2023년 다시 1위(15억5천만원), 2024년은 2위(17억3천만원)에 해당하는 연봉을 안겼다.
"대구FC에서 '대구FC'를 맡고 있다", "당장 동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평가는 세징야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는 칭송이지만, 만 36세가 된 세징야에게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던 현실은 결국 팀을 2부로 내몰았다.
2019년 이후 대구는 조현우(현 울산), 김대원(강원), 정승원, 정태욱(이상 서울), 김선민(충북청주), 류재문(전북) 등 주축급 선수들이 해마다 이탈했으나 보강은 그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아 지속적인 전력 약화로 이어졌다.
대구는 지난해 기준 선수단 전체 연봉으로 약 79억원을 지출, 군 팀인 김천 상무를 제외한 K리그1 11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돈을 썼다.
해마다 층이 얇은 스쿼드가 약점으로 지적받은 가운데 최고 연봉자인 세징야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이 지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그 여파는 이미 지난 시즌 강등 위기로 나타난 바 있다.
개막 후 7경기에서 1승 3무 3패로 12개 팀 중 11위까지 추락하자 최원권 전 감독이 물러났고, 5월부터 박창현 전 감독을 앉힌 뒤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정규리그 11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PO)에 끌려갔다.
K리그2 충남아산과의 승강 PO에서 세징야의 기적적인 활약으로 강등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올해 위기가 되풀이됐다.
리그 개막 초기 9경기에서 2승 1무 6패에 그치며 4월 중순 박창현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사이 4월 초부터 세징야가 내전근 부상으로 빠진 바 있다.
박 전 감독이 사임했을 때 11위였던 대구는 세징야가 5월부터 무릎 부상으로 2개월 정도 결장하는 대형 악재가 덮치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서동원 대행 체제에서도 분위기를 쉽게 바꾸지 못한 대구는 5월 말 김병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영남대에서 지도력을 평가받아 서울 이랜드와 강원FC, 수원 삼성에서 프로 구단을 지휘한 김 감독에게 대구는 '소방수' 역할을 기대했으나 그가 맡은 뒤에도 좀처럼 무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김주공, 카를로스 등을 영입한 뒤에도 부진에 허덕이던 대구는 5월 초 12라운드부터 27라운드까지 16경기에서 6무 10패에 그친 뒤 8월 말 28라운드에서야 시즌 4번째 승리를 거뒀다.
29라운드에서 김천 상무를 잡아 1∼2라운드 이후 모처럼 연승도 거둬 강등권 판도가 미묘하게 바뀌는 듯했지만, 이전에 벌어진 경쟁 팀들과의 승점 차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즌 막바지엔 허리와 무릎 부상을 겪은 세징야는 최하위 탈출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자 2일 수원FC와의 35라운드(1-1 무)에 '진통제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대구는 세징야가 결장한 이달 8일 광주FC와의 36라운드를 김현준의 '극장골'에 힘입어 1-0으로 잡으며 제주와 승점 3차로 좁혔고, 제주와의 37라운드에서 1-1로 비기며 탈꼴찌 경쟁을 마지막 라운드까지 끌고 왔다.
세징야는 명운이 걸린 이날 안양과의 최종전엔 벤치에 복귀해 팀이 전반을 0-2로 끌려가자 후반전을 시작하며 전격 교체 투입돼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터뜨리며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으나 끝내 기적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세징야는 이번 시즌 12골 12도움으로 모두 팀 내 최다를 기록했다.
세징야 다음으로 많은 6골을 넣은 에드가는 세징야보다 두 살이 많고, 도움 부문에선 세징야 다음으로 많은 선수가 2개에 그쳤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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