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의 연내 출시가 예고되면서 국내 음원 시장의 판도가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국내 음원시장에서 유튜브가 절대 1강으로 굳혀진 상황에서, ‘뮤직’을 뺀 저가형 상품의 등장 자체가 멜론·지니·플로 등 국산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따라 구글이 빠르면 올해 내 유튜브 라이트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유튜브 라이트는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만 남긴 저가형 상품이다. 구독료는 기존 프리미엄(1만4900원) 대비 43% 낮아진 85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러한 요금 분리가 곧바로 토종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유튜브의 견고한 락인(lock-in) 구조, 멜론·지니 등의 신규 유입 감소, 그리고 영상·음악·검색이 통합된 유튜브 생태계를 고려하면 가격 인하 만으로 이용자 이동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라이트 요금이 멜론의 일반 스트리밍 요금(8690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반전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스포티파이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면서, 내년 국내 음원 시장 경쟁의 중심이 ‘토종 플랫폼 반전’이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로 쏠릴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광고 기반 무료 모델 도입 후 젊은 층 이용자가 급증했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의 결합으로 사실상 ‘무료 접근권’을 확보했다. 네이버의 플랫폼 유통력과 글로벌 1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의 결합은 시장 구도 자체를 흔들 잠재력을 갖춘 조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스포티파이 앱의 MAU(월간사용자수)는 42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158만명 대비 168%가 늘어난 수치로, 국내 주요 음원 앱 가운데 유일하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멜론·지니·플로 등 국산 플랫폼은 사실상 방어전에 몰린 국면이다. 멜론이 여전히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유입은 위축된데다 결합 구독 경쟁에서는 유튜브, 네이버·스포티파이 조합에 가격이나 유통 측면에서 확연한 열세 구도다. 토종 플랫폼의 고민은 이용자 유지 차원을 넘어, 경쟁 구도 자체가 불리하게 재편되는 현실에 어떻게 대응할지로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내년에도 국내 음원 시장은 유튜브뮤직의 독주와 스포티파이의 세 확장이 맞물리며 글로벌 플랫폼 중심의 구도가 한층 더 굳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우세하다. OTT·멤버십·통신사·카드사 혜택을 묶은 결합 구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용자 이동 경로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와 스포티파이처럼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토종 플랫폼도 반전을 모색하겠지만, 이용자 유입 구조 자체가 바뀐 상황에서 단기간에 흐름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