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판 ‘히틀러인가’…獨 극우당 청년 정치인 연설 논란

히틀러 즐겨 쓰던 단어에 발음까지 유사…발음·몸짓도 비슷

[파이낸셜뉴스] 독일 극우 정당의 청년 정치인이 연설에서 나치 지도자인 아돌프 히틀러를 떠올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타게스수피겔 등 독일 현지 언론은 지난달 29일 헤센주 기센에서 열린 독일대안당(AfD) 청년조직 출범식에서 집행부 선거에서 알렉산더 아이히발트가 파란 연미복 차림으로 연설자로 나서면서 히틀러가 자주 하던 발음을 구사하는 등 문제의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히틀러가 구사한 발음이란 'r'을 혀를 거세게 굴려 '에르'라고 발음한 걸 말한다.

여기에 청중을 ‘당원 동지들(Parteigenossen)’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 단어 역시 과거 히틀러와 나치 당원들이 자주 사용하면서 최근 독일 정치권에선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이날 아이히발트는 “우리는 여기서 독일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함께 나눈다”거나 “독일 문화를 외부의 영향에서 보호하는 게 우리의 국가적 의무”라는 내용으로 연설했다.

아이히발트의 연설 장면은 이후 온라인에 퍼지면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중 말투와 손동작, 내용 등이 히틀러를 닮았다는 평가가 가장 많이 나왔고 일부 극우 세력을 조롱하는 퍼포먼스라는 의견도 있었다.

AfD는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가 “(그의) 당원 자격을 검토하겠다”며 제명 등 징계를 예고하면서 아이히발트와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아이히발트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러시아계라 예르 발음을 거세게 했다는 해명을 했다.

[e-mail]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