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역설
파이낸셜뉴스
2025.12.02 18:56
수정 : 2025.12.02 19:09기사원문
역설적으로 '대치동 키즈'가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1차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4학년도 SKY 대학 신입생 중 서울 출신은 4285명(32.6%), 비서울(지방) 출신은 8856명이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비수도권 출신은 5688명으로 줄어든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적게는 5688명, 많게는 8856명이 SKY 대학 대신 거점 국립대를 가야 성과가 난다. 그러나 정작 SKY 대학의 정원은 줄지 않기에 누군가 그 빈자리를 메운다. 대기표를 들고 서 있던 수도권 학생, 즉 '대치동 키즈'가 채울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대 수준의 거점 국립대는 누구 차지일까. 거점 국립대에서 수도권 학생 비율은 32.1%(1만1957명·2024학년도)이다. 가장 높은 곳은 강원대 61.8%로 고속철도 개통과 지역 내 학령인구 감소가 반영됐다. 수도권에서 통학이 가능한 충북대와 충남대가 각각 43.7%, 38.4%이다. 거리가 먼 경상국립대(8.6%), 전남대(9.7%)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러한 추세가 고착하면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방소멸을 막는 게 아니라 수도권이 경계를 넓히는 '수도권 광역화'로 보는 게 옳다.
우리도 서울대처럼 '강한 대학'이 필요하다. 강한 대학이 없는 것은 대학 현장에 있는 모두의 책임이다. 정부는 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의 정부 의존도를 키웠다. 대학도 16년 동안 묶여 있는 등록금 탓을 하지만 대학 행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공부 안 하는 학생을 나무라는 교수도 강의 내용은 10년 전과 다르지 않다.
교육은 '백년지계'라 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이번 정부 안에 완성되지 않는다. 백년의 계획은 그 첫걸음이 중요하다. 그게 당장의 예산 투입은 아니다. 입시·대학·기업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학의 생태계와 구성원이 끊임없이 경쟁하는 환경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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