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 땅꺼짐 "고속도로 공사, 노후 하수관 등 복합 요인"

파이낸셜뉴스       2025.12.03 16:27   수정 : 2025.12.03 15:34기사원문
국토부 "재발방지 위한 제도 개선 조속 이행"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는 약해진 지반과 고속도로 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저하, 노후 하수관의 누수 영향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가 명일동 싱크홀 사고에 대해 8개월여 간 조사·분석한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지난 3월 24일 명일동 216-5번지 일대 도로에는 길이 22m, 폭 18m, 깊이 16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생겨 오토바이 탑승자 1명이 숨지고 승합차 탑승자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조위는 사고의 주요 원인을 '심층 풍화대 불연속면'으로 꼽았다. 심층 풍화대 불연속면은 물리적, 화학적 작용을 받아 훼손된 지반층을 의미한다. 사고 발생지점 인근에서는 이 같은 불연속면이 다수 발견됐으며, 이 중 3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며 형성된 '쐐기형 블록'이 땅 꺼짐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사조위는 밝혔다. 해당 블록은 직각에 가까운 각도로 미끄러지기 쉬워 지하터널 공사에 취약한 구조다.

간접적으로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공사로 저하된 지하수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고 지점은 2017년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공사가 이뤄진 곳에서 28m 떨어져 있어 공사 이후 지하수위가 26m까지 급격히 낮아진 사실이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 박인준 사조위원장은 "내려간 지하수위를 9호선 설계도에 먼저 반영해 굴착을 88m 진행하는 동안은 사고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쐐기형 토체를 보다 직접적인 원인으로 봤다.

또 노후 하수관 관리가 미흡해 지속적인 누수가 있던 점도 지반 연약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2022년 하수관 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이후 균열·이음부 단차 등에 대한 보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시공 중 굴진면 측면전개도 작성의무 미준수 1건, 지반 보강재 주입공사 시방서 작성 미흡 1건 등도 발견됐다.


사조위는 조사결과와 함께 재발방지대책도 권고했다. △지반조사 간격 축소 △지하수위 저하 관련 조치요령 개선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 비배수터널(TBM) 시공 △지반탐사 관리 강화 및 노후하수관 교체 △심층풍화대 3열 중첩 강관 보강 그라우팅공법 적용 △터널 내 지하수 성분 조사 및 관련 기관 협의체 구성 등이다.

국토부는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조속 이행과 함께 행정처분·수사 등이 이뤄지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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