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무죄? KBO는 다르게 본다” 장정석 전 단장에 사상 초유의 무기실격 퇴출
파이낸셜뉴스
2025.12.04 09:42
수정 : 2025.12.04 15:17기사원문
장정석 전 단장, 사상 초유 무기실격 퇴출
김종국 전 감독, 50경기 출장 정지 및 사회봉사 80시간
봉중근 코치, 사회봉사 40시간
[파이낸셜뉴스] KBO가 리그 신뢰를 뒤흔든 일련의 사안에 대해 칼을 들었다.
KBO는 12월 1일 KBO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장정석 전 KIA 단장, 김종국 전 KIA 감독, 그리고 코치 계약을 추진 중인 봉중근 코치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이번 결정은 형사 판단과는 별개로 ‘KBO 리그의 품위·신뢰·공정성 유지’라는 규약의 잣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상벌위는 단장이 선수, 구단,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적 자리임에도 금전 요구와 금품 수수라는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점, 이로 인해 리그 전체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을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했다. 형사 재판에서 배임수재 미수 혐의는 무죄가 나왔지만, KBO는 “법원의 재판과 리그 규약 적용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고, 결국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를 적용해 무기 실격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김종국 전 감독 역시 장 전 단장과 함께 후원사 관계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심의 대상이었다. 법원은 광고 청탁 등 대가성이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상벌위는 금품 수수 행위 자체가 사회적 통념에 반하며, 논란을 방치한 채 리그와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결과 KBO는 김 전 감독에게 복귀 시 적용되는 출장정지 50경기와 사회봉사 80시간이라는 제재를 부과했다.
‘법적 무죄’와 ‘규약상 부적절’은 다르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 셈이다. 봉중근 코치의 사안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그는 2021년 11월 전동 킥보드 관련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바 있다. 상벌위는 음주운전 자체가 명백한 규범 위반임을 인정하면서도, 사건 당시 그는 리그 등록 인사가 아니었고, 음주 상태에서 킥보드를 ‘발로 밀어 이동시키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적발된 사정, 그리고 이후 꾸준한 반성과 의지 등을 참작했다. 그럼에도 리그 코치가 갖춰야 할 책임과 품위를 고려해 제152조의 2에 따라 사회봉사 40시간 제재를 결정했다.
김종국 전 감독과 봉중근 코치는 향후 KBO 리그 구단과 계약을 체결해 복귀할 시 해당 제재가 즉시 적용된다.
KBO는 “이번 심의는 현재 확인된 사실을 기준으로 한 판단이며, 추후 추가 사실이 발견될 경우 제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KBO가 택한 해석 기준은 단 하나였다. ‘품위’. 리그 품위와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동에 대해 어떤 예외도 두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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