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할래" "비번 바꿀래" 쿠팡 앱 설치 오히려 4배 폭증했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4 11:37
수정 : 2025.12.04 14:06기사원문
3개월간 쿠팡 앱 신규 설치 건수 1만대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4배 늘어 5만건
탈퇴 후 재가입 위해 다시 설치하거나
사태 전 탈퇴했지만 불안해 신규 설치
절대 사용자 수·앱 내 체류시간도 급증
"최악 대비 카드·로그인 비번 바꿔야"
[파이낸셜뉴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 불안이 커지면서 쿠팡 앱 신규 설치가 평소의 4배까지 치솟는 등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다. 기존 이용자들이 계정을 탈퇴했다가 다시 가입하거나, 수년 전 탈퇴한 고객들까지 유출 안내 문자를 받고 앱을 재설치해 해킹 여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쿠팡 앱 설치, 평균 1만건대→5만건대로 폭증
4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간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합친 쿠팡 앱 신규 설치 건수는 평균 1만건대 초반을 유지했다.
이는 기존 계정을 탈퇴하고 앱을 삭제했다가 재가입을 위해 다시 설치하는 이용자와, 이미 수년 전 탈퇴했는데도 쿠팡의 안내 문자를 받고 새롭게 설치한 이용자들이 모두 합산된 수치다. 쿠팡은 재가입 시 기존 이메일 주소를 사용할 수 없는데, 주소만 변경하면 새로운 계정으로 신규 가입할 수 있다. 수년 전 탈퇴하고 쿠팡을 이용하지 않던 고객들도 쿠팡 사과 문자를 받고 앱을 재설치해 해킹 여부를 살피려는 움직임이 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엑스(X)와 네이버 맘카페 등에 따르면 '쿠팡을 지난해 탈퇴했는데 왜 정보가 유출됐는지 모르겠다', '이미 탈퇴했지만 혹시 재탈퇴 등 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쿠팡을 접속해 봤다'는 등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휴면이나 탈퇴 회원 정보도 포함됐을 가능성에 대해 "일부 포함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쿠팡 앱 사용자 수도 대폭 늘어
절대적인 사용자 수도 대폭 늘었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합친 일간 사용자 수는 3개월 간 평균 1500만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에는 1745만5535명, 이달 1일에는 1798만8845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1명의 사용자가 하루 동안 쿠팡 앱에서 체류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6단계에 걸쳐야 하는 쿠팡의 탈퇴 과정이 앱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앱에서는 바로 탈퇴할 수 있는 버튼이 없어 단계를 거쳐 앱 내부에서 PC 버전으로 접속해야 하는 방식이다. 내 정보 관리 버튼을 누르고 회원정보 수정을 눌러 PC 버전으로 이동한 뒤 본인 인증, 이용 내역 확인, 주관식 설문 작성 등을 포함한 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로그인 기록, 통관고유번호 등록 여부 등 확인
또 등록된 정보 확인이나 로그인 기록을 살피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상에는 쿠팡 이용자들은 해킹 사태 이후 앱에서 개인통관고유번호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수상한 로그인 이력이 없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정보 공유 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쿠팡 앱의 일간 총 사용시간은 3개월 간 평균 약 230만시간대로 이어지다 지난달 30일 267만4079시간, 이달 1일에는 270만1508시간으로 대폭 늘었다. 3개월 내 최저 이용시간이었던 지난 10월 5일 178만6521시간에 비하면 약 100만시간 폭증한 것이다.
한편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난 2일 과방위 질의에서 "쿠팡에 등록된 결제 카드가 있다면 모두 삭제하고 카드 비밀번호를 바꿀 것을 권장한다"며 "쿠팡 로그인 비밀번호도 변경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 바 있다. 쿠팡 측은 아직 보고된 결제정보 유출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국민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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