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개척 서둘러야… 해운거래소는 필수"
파이낸셜뉴스
2025.12.04 12:00
수정 : 2025.12.04 18:59기사원문
안병길 해진공 사장 기자간담회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사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지사 개소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사장은 북극항로 개척 필요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상업운항은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지만 준비가 늦어지면 경쟁국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관련 논의와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이라며 "여름철에는 쇄빙선 없이도 운항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북극항로 개척은 국가 차원의 과제"라며 "정부가 내년 여름 시범운항을 준비 중인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해진공 역시 상하이와 모스크바 등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관련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진공이 첫 해외지사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해운·항만 물류는 글로벌 산업이지만 그동안 국내 기관들의 해외 진출이 다소 부족했다"며 "싱가포르 지사를 기점으로 우리 해운기업들이 현지에서 밀착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향후 해진공의 핵심 역할로 △외화채 조달 △해운선사 지원 △글로벌 해운동향 파악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외화채 조달과 관련해 "국제금융기관과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수준으로 외화채를 안정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북극항로 개척과 함께 '부산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해운거래소 설립을 꼽았다. 안 사장은 "법 개정을 통해 해운거래소를 설립하려고 하는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탄소배출권 제도와 관련해 부처 간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해양수도를 구축하기 위해 해수부 이전, 해사법원 신설, HMM 이전도 중요하지만 해운거래소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라며 "거래가 활발해져야 해양국가 경쟁력이 생기고, 해운거래소는 그 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HMM 인수설에 대해서는 "인수 검토를 위한 자체 연구용역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므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소유하느냐보다 글로벌 해운업 발전과 해상 공급망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leeyb@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