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車·목재 관세 15% 확정… 일단 한숨 돌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4 18:23   수정 : 2025.12.04 18:59기사원문
美, 관세협상 결과 관보 게재
항공기·철강은 ‘무관세’ 가능
농업 등 비관세 분야 과제 산적
대미 투자기금 설치도 숙제로

자동차·부품, 항공기·부품, 목재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하가 확정됐다.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한숨은 돌렸지만, 비관세 분야 협상과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기금·공사 설립이라는 후속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연방관보 사전 공개본을 게재했다.

관보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는 지난달 1일자로 소급해 15%로 인하된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 최혜국(MFN) 관세율이 모두 25%인 픽업트럭은 유럽연합(EU)·일본과 동일하게 25%가 유지된다.

또 상호관세,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 항공기·부품 관세 인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일인 지난달 14일자로 소급 적용된다. 상호관세 대상 품목의 경우 8월 7일부터 MFN 또는 FTA 특혜세율에 15%를 추가 부과해왔으나, 지난달 14일 이후에는 MFN이 15% 미만이면 총 15%만 부과된다. MFN이 15% 이상인 경우에도 FTA 요건을 충족하면 15%로 일괄 적용된다.

목재 제품은 현재 232조에 따라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내년 1월 최대 50%까지 인상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합의로 15%로 낮아진다.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은 상호관세는 물론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232조 관세까지 철폐돼, FTA 요건 충족 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자동차·부품을 비롯한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가 확정돼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통관 애로 해소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 비관세 분야 협상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양국은 이달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어 본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관세 협상은 농업 검역, 데이터 이전, 디지털 플랫폼 규제, 제품 인증 절차 등 시장 접근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규제 전반을 다루는 만큼 조정 과정이 복잡하고 민감하다. 특히 미국이 그간 한국의 규제를 비관세장벽으로 지적해 온 분야가 다수 포함돼 있어 협상 난이도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실행하기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 설치와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도 후속 과제로 남아 있다. 공사는 정부가 3조원을 출자해 설립하며, 20년 한시 기관으로 운영된다.
한국산업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한국투자공사 등에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향후 실제 투자 집행까지는 참여기관 간 역할 조정, 투자 심사 원칙 확정, 미국 측과의 공동투자 구조 설계 등 세부 절차가 남아있다. 특히 어떤 사업에 얼마를 투입할지를 둘러싼 양국 간 조율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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