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파라마운트가 판 깨나…779억달러 적대적 인수 추진

파이낸셜뉴스       2025.12.09 02:33   수정 : 2025.12.09 02:44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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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를 720억달러(약 105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파라마운트가 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적대적 인수에 나서겠다고 8일(현지시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넷플릭스의 WBD 인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가운데 파라마운트가 적대적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다.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겸 CEO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다.

데이비드 엘리슨이 트럼프의 지원 사격을 등에 업고 이미 합의가 이뤄진 넷플릭스와 WBD의 인수합병(M&A)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이날 779억달러(약 114조원)에 WBD 적대적 인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가 WBD 인수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파라마운트 주가는 9% 넘게 폭등했다.

파라마운트는 케이블TV CNN과 TBS,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HBO맥스 등을 거느린 WBD 주식을 전액 현금으로 주당 30달러에 인수하겠다면서 이는 주주들에게 더 좋은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규제 당국의 승인 가능성도 더 높다고 덧붙였다.

파라마운트는 자사의 적대적 인수 계획은 “넷플릭스가 고려하고 있는 것보다 (WBD) 주주들에게 180억달러 더 많은 현금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슨은 이날 오전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가 시작한 것을 끝내려 한다”고 못 박았다.

넷플릭스는 앞서 지난 5일 워너 영화 스튜디오와 HBO맥스 스트리밍 사업을 주당 27.75달러, 모두 7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와 WBD 인수전에서 패하자 이번에 파라마운트 주주들을 직접 공략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시가총액이 150억달러 수준으로 4000억달러가 넘는 넷플릭스에 비해 ‘꼬마’ 수준인 파라마운트는 든든한 뒷배가 있음을 강조했다.

파라마운트는 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엘리슨 가문과 레드버드 캐피털이 뒷받침하고 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 아폴로는 540억달러 대출 약속을 했다면서 정치적 영향력, 월스트리트의 자금력을 모두 동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라마운트는 동원 가능한 실탄이 이게 다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카타르 국부펀드도 지원을 약속했으며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파트너스도 지원 채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이들이 지분 투자에 나서도 표결권은 포기하기로 한 터라 규제 당국의 승인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개 매수 방식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방식으로 상당수가 실패한 터라 파라마운트의 WBD 적대적 인수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파라마운트는 WBD가 지난 12주에 걸쳐 자사가 6차례나 인수안을 제시했지만 성의 있는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WBD 주주들은 내년 1월 8일까지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가격에 주식을 양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만 마감시한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파라마운트가 인수전에서 승리하면 워너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와 CNN 뉴스 채널은 점점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엘리슨의 미디어-기술 제국의 일원이 된다.

엘리슨 가문은 트럼프가 중재한 우선 협상에서 중국계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운영 핵심을 맡기로 한 바 있다.

한편 WBD가 넷플릭스와 M&A 합의를 깨면 넷플릭스에 28억달러를 물어줘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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