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레시브 딜 뭐길래” 이지스운용 우협 선정 '잡음'
파이낸셜뉴스
2025.12.09 16:24
수정 : 2025.12.09 16:24기사원문
본입찰 최고가 쓴 흥국생명 9일 입장문 “공정성 훼손, 법적 대응할 것”
매각 주간사에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1.1조 베팅한 힐하우스 우협 선정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외국계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되자,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했던 흥국생명이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무너졌다"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해 눈길을 끈다.
9일 흥국생명은 입장문을 통해 "매각주간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본입찰 이전 '프로그레시브 딜(본입찰이후 특정 후보에게 추가 가격 제시 기회를 부여하는 비정형 협상 방식)'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이를 신뢰해 최고가를 제시했다"며 "그러나 주간사는 본입찰 후 힐하우스에게 추가 가격 인상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짚었다.
회사는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본입찰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며 "절차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결정을 두고 "한국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노린 중국계 사모펀드와 성과보수를 극대화하려는 외국계 매각주간사가 공모한 결과"라며 "입찰 과정에서의 기만과 위법 요소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힐하우스를 이지스운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힐하우스는 약 1조1000억원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힐하우스는 9000억원대 중반을 제시했으나, 본입찰 이후 잠재 원매자 간 추가 가격 경쟁을 허용하는 '프로그레시브 딜'을 통해 인수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에서 흥국생명은 약 1조500억원, 한화생명은 약 9500억원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창업주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 보유분 12.4%를 포함한 총 98.8%로, 창업주 일가와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이 일괄 매물로 나왔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힐하우스는 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치게 되며 심사를 통과한 뒤 잔금 납입이 이뤄지면 거래가 최종 마무리된다. 거래 완료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