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독립' 中, 엔비디아 H200 칩 수입 제한 추진
파이낸셜뉴스
2025.12.10 04:17
수정 : 2025.12.10 04: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H200 인공지능(AI) 칩 대중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은 ‘반도체 독립’을 위해 수입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H200은 이전 허가된 H20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호퍼 아키텍처를 적용한 칩 가운데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다만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아키텍처인 블랙웰보다 한 세대 이전 플랫폼을 적용했기 때문에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뒤진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엔비디아 H200 칩을 사려는 중국 업체들은 승인을 거쳐야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들은 먼저 당국에 구매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중국 토종 칩으로는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이유도 설명해야 한다.
소식통들은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엔비디아 H200 칩을 중국의 ‘승인된 고객들’에게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알렸다면서 시 주석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실수가 잦은 트럼프는 아울러 “$25%는 미합중국에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매출의 25%는 미국 정부에 수수료로 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엔비디아는 H20 대중 수출 재허가 조건으로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기로 한 바 있다.
트럼프가 H200 대중 수출을 허가하고, 중국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는 했지만 중국은 어렵게 시작한 ‘반도체 독립‘을 포기하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언제든 마음이 바뀌어 대중 반도체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터라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소식통들은 중국의 반도체 독립을 주도한 두 정부 기관인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와 공업정보화부(MIIT)가 토종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는 중국 공공 부문의 H200 구매 금지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들은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 중국 공급 재개를 환영할 전망이다.
화웨이의 어센드 AI 칩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자사 H200과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성능 및 전력효율 등에서 엔비디아 반도체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빅테크 상당수는 규제를 우회해 해외에서 AI 모델을 훈련할 정도다.
다만 중국이 이미 ‘반도체 독립’ 깃발을 내건 상태라 엔비디아 H200 수출이 허용돼도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파트너는 9일 CNBC와 인터뷰에서 “비록 미국이 문을 다시 열었지만 기차는 이미 역을 떠났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