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脫탄소, 생존 위기...韓日 공동실증·표준 선점 나서야"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5:06   수정 : 2025.12.10 15:01기사원문
기후 규제 완화 흐름 속 실현 가능한 전략 시급
韓·日 유사성 살려 공동 실증·표준 선점해야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아시아형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전략을 공동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탄소중립 이행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할 때 양국이 기술 실증과 표준 선점, 시장 창출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 개회사에서 "지난 10년간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규제를 강화해왔지만 최근 흐름은 변화하고 있다"며 "기후 규제가 완화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기술 상용화 지연 등으로 국내 기업들은 생존과 경쟁력 유지라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한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GX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도 유사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산업·에너지·기술 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성장·탈탄소·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한·일 양국은 산업 구조와 에너지 시스템이 유사한 만큼 공동 실증과 표준 선점을 통해 협력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홍림 서울대 총장도 "이제는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저탄소 전환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며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전력망 디지털화 등 분야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지난 2023년 국가지정연구소인 '기후테크센터'를 설립해 국내 최초로 관련 연구와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정밀한 정책 연구와 인재 양성을 통해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산업계·정부·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협력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탄소중립과 녹색 대전환을 통해 막대한 신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공지능 전환(AX)과 GX를 양축으로 한 문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전기화 가속 및 재생에너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녹색 산업 성장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고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지난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48% 목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던 산업계는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는 탄소감축 정책의 현실적 이행을 위한 재정·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는 국가적 아젠다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2022년부터 열렸으며 이번이 여덟 번째 행사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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