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 급한 반도체, 금산분리 훼손 않는 범위내 제도 마련"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9:08
수정 : 2025.12.10 19:11기사원문
SK하이닉스의 규제완화 요청에
李대통령 "일리 있다" 공감대
정부는 "반도체 세계 2강 도약"
팹리스 10배 확대·700조 투자
지방 연구직 '주52시간' 예외도
정부는 'K반도체 전략'과 관련, 국내 팹리스 산업 규모도 현재의 10배로 확장키로 했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기존 구조를 넘어 팹리스·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를 키우고 소재·부품·장비에서도 경쟁력을 끌어올려 반도체 세계 2강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2047년까지 약 7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최고 수준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나선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의 규제 완화 요청에 "금산분리 제한은 독점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의 경우 그 문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라며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인 만큼 이미 제도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산분리라는 걸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 대책을 마련 중으로 거의 다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조발제를 했다. 김 장관은 "기업의 투자를 전방위 지원해 세계 1위 초격차를 유지하고, 경쟁력이 부족한 시스템반도체, 특히 팹리스 분야는 파운드리-수요기업 등 온 생태계를 동원해 10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취약점인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집중해 '한국형 팹리스-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요기업이 앞에서 끌고 파운드리가 옆에서 밀착 지원하는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차량제어 MCU·전력관리칩 등 미들테크 반도체의 국산화 지원을 통해 팹리스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 창출에 나선다. 또 수요기업과 팹리스가 공동으로 온디바이스AI 기술개발·상용화하는 사업에 착수하고, 팹리스 대상의 공공펀드(국민성장펀드 활용)를 조성해 IP·팹리스 간 전략적 협력에 투자한다.
미들테크 팹리스의 국내 제조 지원을 위해 민관 합동으로 국가 1호 '상생 파운드리'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 시장을 선도할 기술로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AI 특화기술에서는 신격차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온디바이스 AI 반도체(NPU),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 AI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에 정부 연구개발(R&D)을 집중한다. 차세대 메모리에 2032년까지 2159억원을 투입하고, AI 특화반도체엔 2030년까지 1조2676억원을 투입한다.
생산능력을 적기에 확충하기 위해 구축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지원도 차질 없이 이어간다. 기존 생산기반과의 연계, 전·후방 밸류체인 집적 등의 강점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허브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는 국가가 책임지고 구축하고, 국비 등 공공부문의 지원을 강화한다. 2047년까지 70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팹 10기 신설에 나선다.
수입 의존도가 99%에 달하는 국방반도체의 기술자립을 위한 프로젝트를 출범한다. 방사청-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간 협업을 통해 국방반도체 전 주기(소재-설계-공정-시스템)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생태계 강화를 위해 소부장·인재 육성에도 방점을 찍는다. 국내 최초로 칩 제조기업과 연계한 소부장 양산 실증 테스트베드 '트리니티팹'을 올해 출범하고, 오는 2027년엔 개소할 수 있도록 한다.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및 반도체 아카데미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한편 김정관 장관은 "비수도권 클러스터에서 연구직을 중심으로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52시간 규제를 완화하되 지방 클러스터 근무자로 한정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aber@fnnews.com 박지영 성석우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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