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망쳐" vs "이게 미래"…맥도날드 '크리스마스 광고'에 설전 벌어진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5.12.12 05:46   수정 : 2025.12.12 08: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기 위해 거대한 나무를 힘겹게 자전거로 옮기는가 하면 산타클로스 썰매는 교통체증에 오도가도 못한다.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들려다 밀가루 반죽을 뒤집어쓰고 새벽 캐럴송을 부르는 성가대는 휘몰아치는 겨울의 눈보라를 맞으며 혼비백산한다.

이 악몽 같은 크리스마스 풍경은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광고다.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맥도날드 네덜란드는 결국 광고를 철회했다.

10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은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지난 6일 45초 분량의 광고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고 전했다.

광고는 크리스마스 연휴 전후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담겼다. 앞서 소개한 대로 행복한 상황이 아닌 문제적 상황이다. 광고 제목도 ‘연중 가장 끔찍한 시기’다.

그러면서 광고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이런 문제적 상황에 시달리지 말고 맥도날드 매장에서 보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광고가 공개된 뒤 영화계에선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영화 평론가 리처드 로퍼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만약 그들이 섬뜩하고, 우울하고, 전혀 재미없고, 어설픈 촬영에, 엉성한 편집, 그리고 부자연스러움을 의도했다면, 완벽하게 해냈다"고 꼬집었다.

보수 논평가인 맷 월시 역시 "정말 형편없고 끔찍하다. 예술성도, 재치도, 매력도, 따뜻함도 없는 데다 인간미도 없다"면서 "대충 봐도 AI로 만든 게 티가 난다. 이런 식으로 AI를 사용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가차 없이 조롱하고 비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로 광고를 만들었다가 비난을 받은 건 맥도날드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코카콜라가 '휴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AI 생성 광고를 만들었지만, 비슷한 이유로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다만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크리스마스 기분을 완전히 망쳤다” “행복한 연휴에 불행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반대 의견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냥 모든 것에 화를 내고 싶어하는 듯하다"거나 "그래도 웃기고 재밌었다. 이게 바로 미래다.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뒤처지게 될 거다"라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맥도날드 네덜란드는 지난 9일 해당 광고를 철회했다.

맥도날드 네덜란드 관계자는 "AI로 생성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광고는 네덜란드에서 연휴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반영하려는 의도였지만, 많은 고객에게 연휴는 '일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폭스뉴스 측에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교훈이 됐다”고 덧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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