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황달, 그냥 숙취 아냐"…연말 음주 후 '췌장·간' 위험 신호

뉴스1       2025.12.12 10:50   수정 : 2025.12.12 10:50기사원문

ⓒ News1 DB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연말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음주 후 발생하는 복통과 구토, 황달 증상이 소화기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위염, 간염, 췌장염은 초기 통증 양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쉬운 만큼, 통증 부위와 지속 시간에 따라 병원 진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손원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연말 음주 뒤 발생하는 복통은 단순 숙취가 아니라 위염, 간염, 췌장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명치 부위의 타는 듯한 통증은 위염, 오른쪽 윗배의 묵직한 불편감은 간염, 왼쪽 상복부나 등으로 뻗치는 통증은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주 다음 날 △복통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구토·미열·황달·소변색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 간염과 췌장염은 조기 진단 시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기 손상과 합병증 위험이 크다.

연말 술자리는 대개 기온이 낮은 야간에 이뤄진다. 추위에 노출된 상태에서 마시는 첫 잔은 말초혈관을 급격히 확장해 체온 손실을 가속한다.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은 착각일 뿐, 중심 체온은 오히려 더 떨어진다. 심한 경우 저체온증·부정맥·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외 흡연 후 음주를 반복하는 습관도 주의가 필요하다. 흡연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그 직후 음주는 체온 조절 능력을 저하한다. 추위 속 귀가 중에 발생하는 길거리 실신이나 저체온 사고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과음은 위 점막을 손상하고 식도 역류를 유발하며, 장기적으로는 지방간·간경변·간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 해독 과정에서 간은 평소보다 3~4배 많은 혈류를 사용하고, 이로 인해 다른 장기의 산소 공급이 줄어들게 된다.

정신건강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야간 음주와 혼술이 반복되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스트레스 조절 기능이 약화한다.
중독 위험이 커지며, 우울감·불면·불안 등 정서적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 교수는 "위, 간, 췌장 질환은 대부분 초기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약 복용 중인 사람은 특히 간 손상 위험이 높아 반드시 금주해야 하고, 연말에는 음주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공복 상태에서는 음주를 피하고, 식사와 함께 천천히 마시기 △음주 중간에는 반드시 물을 함께 섭취해 탈수 방지하기 △다양한 주종을 섞어 마시지 않기 △추운 환경에서는 외투를 벗지 말고 체온 유지하기 △귀가 시에는 반드시 동행하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다음 날 두통, 구토, 황달, 미열, 복통, 소변 이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찾기 등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