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 판결문 공개' 형소법 필버 종료…국힘 송석준 "계엄 사죄" 큰절

형소법 필버 '24시간 후' 종결동의안 표결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서울=뉴시스]김지훈 정금민 기자 = 하급심 판결문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2일 오후 종결됐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반대토론 첫 주자로 나섰다.

곽 의원은 3시간20여분 간 연단에서 반대토론을 했다. 그는 "하급심 판결문 공개는 인격권, 무죄추정의 원칙, 재판의 독립, 사회적 낙인, 보안과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인해 여러 핵심적인 헌정 가치와 충돌한다"고 했다.

또한 "AI 기반 재식별 기술이 발달하면서 익명의 판결문을 재구성해 특정인을 찾아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예견되고 있다"라며 "알권리라는 이름으로 사람의 명예를, 생계를, 인생을 파괴하는 폭력에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곽 의원은 같은당 나경원 의원 필리버스터 때 마이크를 껐던 우원식 의장과 신경전을 벌이기고 했다. 곽 의원은 연단에서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방해한 곳',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 등의 문구를 적은 스케치북을 펼쳐놓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우 의장은 "피켓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있다"라고 말하며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송석준 의원은 이날 오전 0시30분께부터 다음날 오전 10시43분께까지 10시간10여분 동안 반대토론을 진행했다. 형소법 필리버스터 참석 의원 중 최장 시간 토론을 진행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12. [e-mail]

송 의원은 반대토론 시작에 앞서 인요한 의원이 '희생'을 언급하며 사퇴한 것을 상기하면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큰절을 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서로를 탓하면서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이 초래됐다"라며 "거기에 대해, 서로 자기 중심적 인식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탓하면서 나쁜 악법이 탄생했다. 내란 청산하겠다고 헌정질서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위협하는 악법 쏟아내고 있다"라며 "가슴에 손을 얹고 인요한 의원 마음 되짚으면서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께 큰절로 사죄의 말씀을 표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재섭 의원과 신동욱 의원도 반대토론에 나서 하급심 판결문 공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에서는 김남희·김기표·박지혜 의원이 찬성토론에 나섰다.

김남희 의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내용은 국민들의 판결문에 대한 알 권리를 보장하고, 보이스피싱 등 국제범죄 조직이 결합된 범죄 수사를 하기 위해 국제 공조를 통한 전자 증거의 신속한 전자 증거 보전 요청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이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이유는 오로지 국회의 기능을 방해하고 정쟁을 일으켜서 민주당을 공격하고자 하는 의도밖에는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오랜 기간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하급심 미확정 판결문의 공개가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와 법조계의 요구가 있었다"라며 "재판이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국민에게 설명되고, 국민에게 감시받도록 해 진정한 열린 사법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형사소송법 필리버스터는 '시작 24시간 이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 조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4분께 마무리됐다. 그리고 곧바로 형사소송법 개정안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은 무기명 투표에 부쳐졌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25.10.20.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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