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2년 행복하게 축구만 했다"…'슈퍼스타' 린가드가 남긴 것

뉴스1       2025.12.12 16:21   수정 : 2025.12.12 16:21기사원문

지난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린가드 2024.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린가드 2024.6.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시즌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 나섰던 린가드(왼쪽). 2024.10.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2025/26 리그 스테이지 6차전 FC서울과 멜버른시티FC의 경기 종료 후 진행된 환송행사에서 서울 린가드가 서포터즈 수호신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12.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1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2025/26 리그 스테이지 6차전 FC서울과 멜버른시티FC의 경기 종료 후 진행된 환송행사에서 서울 린가드 서포터즈 수호신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12.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 제시 린가드가 2년의 K리거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을 떠났다.

린가드 측 관계자는 12일 "한국 생활을 마무리한 린가드가 이날 오전 10시 30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런던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출신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전성기를 보낸 린가드는 '깜짝' K리그행을 결정, 2024년 2월 한국에 왔다.

모두가 설마 했던 이적이었다. 심지어 그가 팀에 합류 후에도 일각에선 한국에서 의류 사업 등 축구 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린가드는 그의 말대로 2년 동안 '정말 행복하게 축구만 하다' 갔다.

서울 입단 전 무소속 기간이 길어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서울에서 76경기 18골 10도움으로 존재감을 보였고, 특히 이번 시즌에는 13골로 득점 개인 커리어 하이 기록도 달성하며 보란 듯이 부활했다.

아울러 유럽에서 '악동'이라고 불렸던 그는 한국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단 전체를 이끄는 등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도 "축구선수로서는 물론 사람으로서도 크게 발전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설마' 하던 린가드가 2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K리그도 얻은 게 있다.

우선 역대 최고 이름값의 외인이 한국에서 뛰는 동안 자연스럽게 K리그 홍보가 됐다.

특히 영국에선 린가드의 입단 소식부터, 김기동 감독과의 불화, K리그 데뷔골 등 여러 소식이 꾸준히 보도됐다. 그가 K리그에서 성공적인 시간을 보내고 커리어 반등을 이뤄냈기에, K리그를 향한 이미지는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흥행 요소도 있었다. 린가드의 홈 데뷔전에 5만1670명의 많은 관중이 운집한 것을 포함, 린가드를 보기 위해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K-컬처에도 푹 빠진 린가드가 '오징어 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에 나오는 주인공을 세리머니로 표현해, K리그는 연일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함께한 선수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와 직접 부딪치고 뛰며 보고 배웠다.

서울 부주장으로 린가드를 보좌했던 김진수는 "항상 웃으며 팀을 이끌려고 했고, 늘 지기 싫어하는 모습으로 승리 DNA를 가르쳐줬다"면서 "한국에 없는 유형의 새로운 리더십을 봤다"고 했다.

특히 린가드는 슈퍼스타임에도 권위적이지 않았다. 함선우, 이태석, 강주혁 등 서울의 젊은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그들에게 프로 선수로서의 자신감과 관리 등을 가감 없이 전수했다. 또 주장으로서 선수단 안에 자연스럽게 융화돼 모두를 이끌고 갔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언제 또 린가드 같은 선수와 한 팀에서 뛰어 보겠나. 린가드와 함께 생활한 젊은 선수들에게는 그 자체로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기동 감독은 "2년 동안 린가드 때문에 피곤했다"고 농담하면서도 "린가드는 프로였다. 매일 방으로 찾아와 전술 이야기를 하고,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넣지 않으면 와서 항의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젊은 선수들도 린가드의 그런 자신감을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린가드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일 고별전을 마친 뒤 "잔디 상태가 개선돼야 하고, 클럽하우스와 훈련 시설도 더 발전돼야 한다. 이는 선수들의 기술적 부분을 떠나 심리적, 정신적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선을 넘나드는 쓴소리도 숨기지 않았다.


린가드는 "심판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부 한국 심판은 일부러 분노를 유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좋아져야 한다"고 K리그에 숙제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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