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질타에 인천공항 사장의 반박..."100% 수화물 개장 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
파이낸셜뉴스
2025.12.14 16:11
수정 : 2025.12.14 16:11기사원문
이학재 인천공항 사장, 페이스북 통해 이재명 질타 반박
"책갈피에 달러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 알려져"
이집트 공항 수요 질문한 李에..."아직 입찰도 안나온 사업"
[파이낸셜뉴스]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와 관련해 거센 질타를 받았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책갈피 발언으로 대중에게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산하 공공기관장이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황…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 업무"
그는 먼저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 당시 질문한 "외화 밀반출과 관련해 책갈피에 숨긴 100 달러짜리 여러 장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답변하지 못한 이유를 해명했다.
이 사장은 "당황했고 실제로 답변하지 못했다"라면서도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 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 품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인천공항공사 직원들도 보안검색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는 모르는 내용이었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의 질문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걱정스러운 것은 그 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라며 "대통령님께서 해법으로 제시하신 100% 수화물 개장 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관과 좋은 방안이 있는지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공항 관련 李질타에…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의 수요, 전망 등을 질문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해 질타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대통령님은 모든 것을 알고 싶으셨겠지만, 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에 대해 수요조사 등을 할 수는 없는 사항이고 저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입찰 공고가 나오는 대로 예산을 투입해 수요 전망을 비롯, 입찰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타당성이 있다면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이후 주말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님의 저에 대한 힐난을 지켜보신 지인들에게는 아마도 '그만 나오라'는 의도로 읽힌 듯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수만 달러를 100 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으나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참 말이 기십니다",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라고 공개 질타했다. 이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023년 6월 임명된 기관장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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