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아빠' 목숨 앗아간 만취 운전자…"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어"

파이낸셜뉴스       2025.12.15 04:20   수정 : 2025.12.15 0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0대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쌍둥이 예비 아빠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가해자 가족은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토로했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2일 방송에서 제작진 측은 가해자 가족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0일 '사건반장' 보도 이후 가해자 가족이 민원실에 여러 차례 항의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해당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10월 7일 밤 8시께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했다. 친구들을 만나고 귀가하던 이종희 씨(36)는 갑자기 인도로 돌진한 흰색 SUV 차량에 치였다. 이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50대 가해 운전자는 식당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차를 몰고 나와 곧바로 인도로 진입했으며, 약 700~800m를 질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2%로, 면허 취소 기준의 두 배를 넘는 수치였다.

가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최근 첫 공판이 진행됐다.

유족에 따르면 가해자는 법정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죄송하다"는 짧은 사과를 건넸다. 가해자 측은 또한 "부양할 가족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가해자 변호인은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 시간을 좀 달라"고 말하며 감형을 시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양원보 기자는 방송을 통해 가해자를 향해 "볼라드가 있었어도 그걸 밀고 갔을 인간인 것 같다", "이 인간의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 "이 인간 첫 공판이 있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

그는 또한 "이 정도면 시쳇말로 그냥 술독에 있다가 나온 거다", "보통 음주 운전자들이 '기억이 안 난다'고 열에 아홉은 변명한다. 근데 0.222%면 기억 안 나는 게 맞다", "이건 정말 제정신 아닌 거다" 등의 표현으로 가해자를 비판했다.

방송이 나간 후 가해자 측은 양 기자의 표현이 불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해자 측은 "방송에서 앵커가 '이 인간'이라고 표현한 건 너무 공격적이다. '사건반장' 보도가 가해자 혐오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에서 무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러면 법정에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있겠냐"고 덧붙였다.

가해자 측은 "(우리도)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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