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량살상무기' 지정

파이낸셜뉴스       2025.12.16 08:18   수정 : 2025.12.16 14:42기사원문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펜타닐 및 중간재 '대량살상무기' 지정



[파이낸셜뉴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유통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관세 전쟁을 시작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을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했다.

15일(현지시간) 현지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멕시코에 접한 미국 남부 국경수비대에 메달을 수여하면서 "우리는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로 공식 분류한다"고 밝혔다. 그는 "5월에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펜타닐 단속을 벌여 300만정의 펜타닐을 압수했다"며 "치명적인 펜타닐이 쏟아져 들어오는 재앙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펜타닐과 펜타닐 완제품 직전 단계의 합성물(전구체)을 WMD로 지정하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공개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3월에 캐나다·멕시코·중국이 펜타닐 생산·유통을 방치했다며 20~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해당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삼았다. IEEPA는 미국 대통령이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에 맞서 경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대통령에게 폭넓은 권한을 주는 법으로, 1977년 제정 이후 이란과 북한 등을 제재하는 데 쓰였다. 현재 미국 대법원에서는 IEEPA를 동원한 펜타닐 관세가 합법인지 판단하는 최종심이 진행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펜타닐 관련 사망자 수는 2018년 약 2만9725명에서 2023년 7만6282명으로 5년 사이 크게 늘었다. 2024년 사망자는 4만8422명으로 감소했다.

지난 10월부터 중국과 관세 전쟁을 잠시 멈춘 트럼프는 15일 "중국은 우리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며 유통되는 펜타닐의 양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마약 카르텔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이는 법적·군사적 관점에서 매우 중대한 조치"라며 "우리는 '잡았다가 풀어주는' 정책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진행한 마약선 공격 작전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마약은 94% 줄었다"며 "훨씬 쉬운 육상에서도 그들을 타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지상 작전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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