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응급실 뺑뺑이로 길에서 사람이 죽는다…대책 마련하라"
파이낸셜뉴스
2025.12.16 15:49
수정 : 2025.12.16 1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강하게 질타하며 신속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실에서 지금도 구급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죽어간다"며 "이론적 논쟁이 아니라 실제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 만큼 대책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서 보고하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병원의 수용 거부 사례가 늘어난 점을 지적하며 "예전에는 응급환자를 일단 받아 응급처치를 하면서 다른 병원을 수배해 전원했는데, 코로나 이후 '담당 의사가 없다', '인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하는 일이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응급실 과밀화 때문에 전화로 수용 여부를 확인하고 적정 치료 병원으로 분산시키는 제도가 들어오면서 구급차 대기 문제가 응급실 대기로 바뀐 상황"이라며 "최종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또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광역상황실에서 병원을 매칭할 수 있게 컨트롤 타워를 구축 중"이라며 "구급대원이 광역상황실에 연락하면 일정 시간 내 병원을 선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현실은 여전히 길에서 사람들이 죽어간다"며 "구조 설명을 잘 주셨는데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데도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복지부는 "이송과 전원을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 시스템과 질환별 전문 의사 네트워크, 순환 당직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자다가 배가 아픈데 무슨 과인 줄 어떻게 아느냐. 지금은 안 봐주고 구급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한다"며 지적했다. 이어 "구조 설명은 아주 이론적으로 정교한데 현실은 구급차를 돌아다니다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재는 그런 구조가 작동하지 않아서 더 그렇다"고 설명했고 공공보건정책관은 "선진국들도 가까운 병원보다 실제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병원으로 바로 이송하는 것이 기본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까운 병원에 들렀다 전원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이 1.5~2배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고 부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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