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축구협회에 '신태용 부적절 행위' 사실상 인정... "개선요청, 계약해지 등 필요한 조치 모두 했다"

파이낸셜뉴스       2025.12.16 18:41   수정 : 2025.12.16 20: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몰랐던 게 아니다. 인지하고 있었고, 경고했으며, 결국 내보냈다"

울산 HD가 신태용 전 감독의 선수 폭행 논란과 관련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결론은 '인정'이었다.

구단이 대한축구협회(KFA)에 신 전 감독의 행위를 '부적절한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장난이었다"던 신 전 감독의 말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울산 구단은 16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사실관계 확인 요청 공문에 대해 지난 15일 회신을 마쳤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 답변서에 그동안 자체적으로 파악한 사실관계와 선수 보호를 위해 취했던 조치들을 상세히 담았다.

핵심은 구단이 신 전 감독의 폭행성 행위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울산 측은 "선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신 전 감독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며 "해당 행위에 대해 당사자에게 구두 및 서면으로 주의와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즉, 영상 유출 이전부터 구단 내에서는 이 문제가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더 나아가 구단은 "시즌 중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신 전 감독의 경질 사유가 단순히 성적 부진뿐만 아니라, 선수단 내에서의 불미스러운 행동이 영향을 미쳤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이는 신 전 감독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신 전 감독은 앞서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다면 감독을 하지 않겠다", "아끼는 제자라 애정 표현을 강하게 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구단이 '주의', '개선 요청', '계약 해지'라는 단어를 사용해 그의 행위를 '부적절했다'고 못 박으면서, '사랑의 매'라는 방어 논리는 설득력을 잃게 됐다.

울산은 이번 회신을 통해 사태 수습과 선수 보호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구단은 "앞으로 상위 기관(KFA)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소속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과 비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 등 추가적인 대응도 고려 중"이라고 경고했다.
정승현 등 피해를 호소한 선수들을 향한 2차 가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구단이 '폭행 인지'를 공식화함에 따라, 공은 이제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구단의 확인서가 도착한 만큼, 신 전 감독에 대한 징계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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