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봉쇄령에도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강행…마두로의 정면 돌파
파이낸셜뉴스
2025.12.18 06:41
수정 : 2025.12.18 06:41기사원문
PDVSA를 통해 원유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공식 입장 표명
원유 수출이 정권 유지의 핵심 자금줄
제재 실효성과 국제 원유 유통망의 균열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미국 행정부의 ‘유조선 봉쇄령’에도 원유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하며 제재 수위를 끌어올린 가운데 정권의 최대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둘러싼 정면 충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에너지 주권 수호와 합법적 무역 약속 이행, 해상 운영 보호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원유 수출 작업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했다고 밝히며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전면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마두로 정부의 핵심 자금줄을 차단해 정권 퇴출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위협해 석유를 훔치려는 수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카리브해 일대에 증강 배치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군은 민병대에 옛 소련제 무기를 지급하는 등 항전 태세를 과시하며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베네수엘라 관영 언론 아헨시아 베네수엘라 뉴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저속하고 오만한 협박에 겁먹지 않는다”며 “그들의 자백을 통해 드러난 석유 침탈 야욕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역내 좌파 정상들은 외교적 해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말의 힘은 총의 힘을 능가할 수 있다”며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상 간 대화를 요구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에서의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유엔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유엔도 중재 메시지를 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국제법과 유엔 헌장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안정을 위한 긴장 완화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 역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세가 평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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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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