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찢은' 미스 핀란드때문에…핀란드 총리, 한글로 사과문 올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12.18 11:20   수정 : 2025.12.18 11:20기사원문
사과문 본 네티즌 "핀란드에 실망…후속 조치와 행동 이어지길"



[파이낸셜뉴스] 미스 핀란드의 동양인 비하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핀란드 총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진화의 방식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향한 직접 사과였다.

17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은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이날 한국, 중국, 일본 주재 핀란드 대사관을 통해 사과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오르포 총리는 한국 대사관 인스타그램에 한글로 "일부 국회의원의 SNS 게시글로 인해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해당 게시글은 평등과 포용이라는 핀란드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핀란드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모든 형태의 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는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매우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중국인과 식사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눈꼬리를 위로 잡아당기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자프체가 두 눈을 좌우로 찢거나 치켜올리는 것은 서양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스처다.

해당 사진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자프체는 "두통 때문에 관자놀이를 문지르는 모습"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미스 핀란드 타이틀을 박탈 당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핀란드 극우 정당이자 연립정부 일원인 핀란드인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자프체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진을 올리며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AFP는 이번 사태 이후 핀란드 TV 제작사 한 곳이 일본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고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는 아시아 시장에서 반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핀란드인당은 오는 18일 주간 회의를 열고 인종차별 게시물을 올린 소속 의원들에 대한 제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게시물을 올린 정치인 중 한 명인 유호 에롤라 의원은 언론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카이사 가레데브 의원은 지역 언론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글 사과문을 본 한국의 네티즌들도 댓글을 통해 핀란드 정부의 진정성 있는 행동과 후속 조치를 요청했다.

한 네티즌은 "사과문에 걸맞은 후속 조치와 행동이 실제로 이뤄지길 바란다.
인종차별을 한 국회의원들은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과문이 나와서 다행이지만 많은 핀란드인이 눈 찢는 행동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을 안 하는 것에 대해서 인식 개선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번 사건으로 솔직히 많이 실망했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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