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검증' 美 비자 심사 지연에…구글·애플, 또 직원 출국 자제 권고

파이낸셜뉴스       2025.12.21 16:32   수정 : 2025.12.21 16:31기사원문
"최대 12개월 지연"
H-1B 비자 수수료 증액한 9월 이어 두번째

[파이낸셜뉴스] 구글과 애플이 외국인 직원들에게 미국 밖으로 출국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2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의 외부 법률자문을 맡은 BAL 이민법률사무소는 최근 구글 직원들에게 "미 대사관·영사관에서 비자 도장 발급 예약이 최대 12개월까지 지연되고 있다"며 "미국 밖 장기 체류 위험이 있으므로 출국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애플의 자문사 프래고먼도 애플 직원들에게 "유효한 비자 도장이 없는 직원들은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여행을 연기할 수 없는 경우 사전에 애플 이민 담당팀이나 자사와 연락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권고가 내려진 것은 미국이 SNS 검증 요건을 도입한 이후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 심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도 심사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신청자의 온라인 활동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과거에는 사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을 수도 있지만, 현재는 인도를 포함한 전 세계 대사관과 영사관이 무엇보다 각 비자 사안을 철저히 심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애플과 같은 거대 기술기업들은 해외의 전문인력을 유치하는 데 H-1B 비자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직을 위한 비자로,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이 가능하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이 비자는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는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이 비자를 5537건 신청했고, 애플도 같은 기간 3880건의 신청서를 낸 바 있다.


그러나 미 보수진영에서는 이 비자가 인도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9월 해당 비자의 신청 수수료를 1000달러(약 148만원)에서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로 100배 증액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당시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구글·메타 등 거대 기술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이번과 유사한 출국 자제 권고를 했다고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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