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엡스타인 파일' 트럼프 외압 의혹에 "피해자 보호 조치"
파이낸셜뉴스
2025.12.22 07:00
수정 : 2025.12.22 11:13기사원문
美 법무부 블랜치 부장관, '엡스타인 파일' 삭제 조치 해명
이미 공개된 파일에 피해자 사진 있어서 다시 내렸다고 주장
공개 여부에 트럼프 관련 없다고 재차 강조
[파이낸셜뉴스]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 공개 과정에서 제기된 백악관 외압 의혹에 대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이미 공개된 수사 기록에서 피해 여성이 담긴 사진을 비공개 처리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관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부 부장관은 21일(현지시간) 현지 NBC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
블랜치는 법무부가 공개했다가 삭제한 사진에 트럼프와 피해자가 함께 있었거나 트럼프와 피해자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블랜치는 "만약 우리가 그 사진에 (엡스타인 범행 피해자 중) 생존자가 포함돼 있다고 믿었다면 애초에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정보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사진에 대해 피해자 권리 단체의 의견이 접수되면 우리는 그것을 내리고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블랜치는 "그 사진은 아직 조사 중이다. 그 사진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며 피해자임을 의미하는 "검열 처리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가 ‘엡스타인 파일’에 담긴 트럼프에 대한 모든 문서·사진이 공개되느냐고 묻자 "그렇다"며 "이미 서너차례 말했다"고 밝혔다. 블랜치는 "대통령이 언급돼 있다면,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의 사진이 있다면, 그것들은 당연히 공개될 것"이라면서도 "그가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다는 게 그 끔찍한 범죄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블랜치는 엡스타인과 관련된 트럼프의 사진이 "이미 수십장 공개돼 있다. 그(트럼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그(엡스타인)와 교류했다고 말해왔다"며 "대통령이 나와 있다는 이유로 사진을 내렸다는 주장은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사 파이낸셜 트러스트 컴퍼니의 사장이었던 엡스타인은 지난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및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같은 해 옥중에서 자살했다. 미국에서는 엡스타인이 생전에 정·재계 인사들 사이에서 성매매 혹은 성착취 브로커 역할을 했고, 고객 명단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기간에 자신이 당선되면 엡스타인 파일로 불리는 명단을 공개한다고 약속했다. 미국 팸 본디 법무장관은 지난 2월에 해당 명단이 실제로 있다고 주장했으나 지난 7월에 돌연 고객 명단이 없다고 말을 바꾸고, 관련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과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블랜치는 법정 시한을 넘기도록 엡스타인 파일이 전부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해 "피해자의 이름과 관련 정보가 모두 보호되고 가려졌는지 확인"하느라 늦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금요일(지난 19일)의 공개'가 부족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주장대로 우리가 피해자 관련 정보를 대량 공개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범죄"라고 주장했다.
한편, 블랜치는 엡스타인 파일을 통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들과 친밀하게 교류하는 사진들이 대거 공개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에 대한 추가 기소가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블랜치는 "우리는 계속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다. 이번주 수요일(지난 17일)에도 추가 피해자들의 이름을 알게 됐다.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이름"이라며 추가 수사·기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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