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여도 감옥 안간다"..4000만원에 살인 청부 받은 12세 소년 '발칵'

[파이낸셜뉴스] 스웨덴에서 암살 의뢰를 받은 12세 소년이 엉뚱한 사람을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22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스웨덴 남부 말뫼에서 살인을 저지른 12세 소년이 체포됐다.

피해자인 21세 남성은 친구들과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뒷자석에서 총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사망했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12세 소년 A군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지난 16일 그를 구금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이번 암살 의뢰에 성공하면 대가로 25만 스웨덴크로나(약 3990만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A군은 암살 대상이 아닌 엉뚱한 인물을 표적으로 착각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보호 시설에 들어갔다. 그러나 해당 사건을 맡은 캐롤라인 칼퀴스트 검사는 혐의의 중대성 때문에 A군에 대한 기소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A군은 이번 사건 외에도 SNS를 통해 여러 건의 살인 의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모의 폭력과 학대로 7살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현지 언론은 A군이 지금까지 스웨덴에서 치명적인 총격 사건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최연소 인물이라고 전했다.

스웨덴 청소년의 총기 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2022년 스웨덴에서는 15~20세 청소년 73명이 총기 살인 또는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7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사건 수사를 맡은 말뫼 경찰 수사부장 라셈 체빌은 "현재 범죄자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이런 추세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고민된다"라며 "범죄 조직은 메신저 앱 시그널 같은 SNS를 통해 손쉽게 아이들을 포섭한다"고 비난했다.

청소년 갱단에 관한 책을 쓴 저자이자 전 스웨덴 변호사인 에빈 체틴은 "미성년자는 경찰의 수사망에 덜 걸린다는 이유로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된다"면서 “사실상 소년병(child soldiers)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웨덴 정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고 소년 교도소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mail]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