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전' 통일교, 해저터널 제안서 들고 '국힘' 찾았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2 09:26   수정 : 2025.12.22 09:26기사원문
20대 대선 앞두고 국힘 인사 14명에 후원금 지급



[파이낸셜뉴스] 통일교가 지난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시도당 핵심 관계자를 만나 교단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며 정치 후원금을 전달한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간부들을 동원해 국민의힘 정치인을 상대로 쪼개기 후원을 하고 한·일 해저터널 등 통일교 숙원사업과 각종 현안에 대한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후원금, DMZ 평화공원 등 통일교 숙원사업과 연계


중앙일보는 22일 통일교 내부 보고 문건에 지난 20대 대선 직전 통일교 권역별 간부들이 접촉 대상자를 나눠 국민의힘 시도당 위원장급 인사와 면담한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각 지구장이 대선 당일 작성해 이튿날 교단 본부에 당선인 측 접촉 성과를 보고하는 내용과 함께였다.

면담 대상자와 면담 일시 등이 정리된 해당 문건에는 “후원금, 한일 해저터널 정책제안서, 한반도평화서밋 책자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문구도 확인됐다. 합법을 가장하기 위해 후원금 형태로 정치자금을 전달하고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점이 일종의 성과로 정리됐다.

중앙일보는 통일교가 마련해 정치인들에게 전달한 후원금이 한·일 해저터널, DMZ 평화공원 등 교단 숙원 사업과 연계된 만큼, 정책 로비성 자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통일교가 정치인을 접촉하고 후원금을 지급한 시기 역시 “교단 어젠다를 추진하기 위해 지역 기반을 다져야 한다”(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는 지시가 하달된 직후였다.

또 다른 통일교 내부 문건에는 “한·일 해저터널 정책 제안과 함께 후원금을 지급했고, 이들이 받아들였다”는 내용도 실렸다.

통일교와 국민의힘 시도당 관계자의 접촉은 대선을 닷새 앞둔 2022년 3월 4일부터 3월 7일까지 집중됐으며 통일교의 권역별 최고 간부인 지구장이나 바로 아래 직급인 대교구장 등이 시도당 또는 대선캠프 사무실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도당 위원장급 인사 등 총 1억4400만원 추정


이날 공개된 문건 내용엔 통일교 간부들은 3월 4일 당시 박성중(서울)· 김성원(경기) 위원장, 같은 달 5일엔 이명수(충남)·권명호(울산) 위원장, 대선캠프 강원 총괄선거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을 면담했다고 돼 있다. 3월 6일에는 정우택(충북)·정운천(전북)·백종헌(부산) 위원장과의 접촉이 있었고 3월 7일 미팅 리스트에는 추경호(대구)·김정재(경북)·이달곤(경남)·최민호(세종) 위원장이 적시됐다.

접촉을 시도한 국민의힘 시도당 관계자는 총 17명이었고 배준영 당시 인천시당 위원장과 김성원 의원, A씨만 면담 성사에 실패했다.
나머지 14명에게는 후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특검팀은 후원금을 지구장 주도 하에 또 다른 간부들까지 동원해 쪼개기 형태로 제공됐고, 금액은 총 1억4400만원이라고 봤다. 개인 후원 상한액인 5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엔 명의를 나눠 계좌에 입금하거나 중앙당 후원으로 우회 지급한 경우도 있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