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美에 생산거점 첫 마련 "6만L GSK 공장 인수"

파이낸셜뉴스       2025.12.22 09:05   수정 : 2025.12.22 09:05기사원문
송도 벗어나 미국 내 마련되는 첫 생산거점
글로벌 CDMO 사업 경쟁력 강화에 큰 분기
북미지역 고객 대응력·공급안정성도 커졌다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내 첫 바이오의약품 생산거점을 확보하며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북미 고객 대응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Rockville)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HG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주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이며, 인수 금액은 2억8000만달러(약 4147억원)다. 자산 인수 절차는 2026년 1·4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에 인수하는 락빌 생산시설은 미국 내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에 위치한 총 6만L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 공장이다. 두 개의 제조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당 시설 인수를 통해 기존 생산 중이던 제품에 대한 계약을 승계하며, 대규모 위탁생산(CMO)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공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현지 인력 약 500명도 전원 고용 승계해 생산 연속성과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회사는 중장기 수요와 가동 상황을 고려해 생산능력 확대 등 추가 투자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시설 인수를 넘어 북미 시장 내 장기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 송도와 미국 락빌을 잇는 이원화 생산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지역별 생산 거점을 분산함으로써 글로벌 고객에게 보다 유연하고 안정적인 생산 옵션을 제공하고, 북미 고객과의 협업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발전과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회사의 전략적 결정”이라며 “연방·주·지방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고객 지원과 바이오의약품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현지 인력과의 협업을 통해 락빌 시설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SK 측도 이번 거래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레지스 시마르(Regis Simard) GSK 글로벌 공급망 총괄 사장은 “장기 파트너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락빌 생산시설을 인수함으로써 미국 환자들을 위한 주요 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GSK 역시 글로벌 공급망 운영의 안정성과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아시아 중심 생산기지’를 넘어 북미 현지 생산 역량까지 갖춘 본격적인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는 북미 빅파마 고객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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