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 덕본다" 내년 1분기 수출 큰 폭으로 개선될 듯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1:00
수정 : 2025.12.23 11:00기사원문
무협, '2026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조사' 보고서 내년 1분기 EBSI 115.8, 7분기 만에 110 상회 반도체 187.6·선박 147.2로 수출 여건 개선 원자재가 상승·환율 변동성은 큰 부담
[파이낸셜뉴스] 반도체와 선박 등 주력 산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내년 1·4분기 국내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뚜렷한 개선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가 수출기업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여전히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표한 '2026년 1·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115.8로 2024년 2·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110을 상회하면서 수출 경기가 본적격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15대 품목 중 반도체·선박 등 7개 품목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EBSI는 187.6으로 나타나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보였다.
올해 1·4분기만 해도 64.4에 그쳤던 반도체 EBSI는 2·4분기에는 112.7, 3·4분기 147.1, 4·4분기 145.8을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선박 EBSI도 147.2로 나타났다. 고선가 수주 물량 인도가 본격화되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증산에 따른 운반선 발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돼 수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 EBSI도 올해 4·4분기 110.3이었으나 내년 1·4분기에는 훨씬 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와 선박 외에도 의료·정밀·광학기기(111.5), 철강·비철금속제품(111.3), 무선통신기기·부품(108.3), 생활용품(110.4), 화학공업(105.4) 등의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글로벌 소비 회복 지연과 원재료 가격 상승, 가격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 악화 영향으로 전기·전자제품(70.4)과 섬유·의복제품(84.7)은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가전(97.9), 석유제품(96.7), 자동차·자동차부품(95.8),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93.2), 기계류(92.9), 농수산물(90.1) 등도 수출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1·4분기 수출 애로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17.5%)'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5.4%)'가 가장 많이 꼽힌 가운데,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라고 응답한 비중이 전 분기 대비 5.5%p 상승하며 13개 애로 요인 중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을 기록했다.
무역협회 옥웅기 수석연구원은 "내년 1·4분기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겠지만, 품목별로 온도차가 있어 수출 경기 전반을 낙관하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 완화 대책과 무역금융 금리인하 등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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