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생산적 금융 앞둔 은행권… 'AI 기업여신 심사관' 투입
파이낸셜뉴스
2025.12.22 18:08
수정 : 2025.12.22 18:07기사원문
자체 개발 시스템 고도화 한창
재무분석 등 업무 과부화 대비
심사의견서·사후관리 지원 활용
시중은행들이 기업여신 심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압박하면서 기업여신 업무 과중이 예상되는 가운데 AI가 업무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부터 시중은행 기업여신 심사에 AI가 적극 개입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여신 심사는 개인의 소득과 신용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가계여신과 달리, 재무제표와 사업 지속성, 업종 경기, 거래 구조 등 검토 요소가 많아 상대적으로 구조가 복잡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여신 업무는 가계여신에 비해 디지털화가 더디다"며 "서류제출과 신용평가 절차와는 별개로 심사 보고서 작성에만 길게는 한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5년여 전부터 빅데이터 시스템에 기반해 기업여신 심사를 효율화하는 방안을 도입해왔다. 내년부터는 자체 개발 AI를 활용해 심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사례도 나올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심사 업무를 돕는 자체 AI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심사의견서 작성에 필요한 재무분석, 기업 영업현황, 사업역량과 기술경쟁력, 영위업종 전반에 대한 분석을 포함한 참고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도입 목표 시점은 내년 3월이다.
하나은행도 내년 1월부터 AI가 기업여신 심사보고서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자동심사 지원시스템을 통해 우량기업 선별을 선별하고, 재무정보와 산업전망 등을 종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AI 기반 경영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우리은행도 기업여신 업무부터 'AI에이전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적용을 목표로 심사 지원, 서류 진위 및 정보 검수, 여신 사후관리 등 기업여신 프로세스 전반에 AI 지원 기능을 적용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AI를 통한 업무 효율화는 생산적금융 압박으로 여신 심사와 사후관리 업무 부담이 누적되는 시점에서 필수 전략으로 거론되고 있다. AI가 초기 심사와 자료 검증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금융권은 여신 심사 업무를 100% AI에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심사 업무에는 권한과 책임이 따르는데 책임을 질 수 없는 AI에 전면적인 권한을 주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며 "현재로선 여신심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고도화 중"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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