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용 '상대가치' 상시조정 본격화 "과보상 검사 줄이고 필수의료 강화"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7:57
수정 : 2025.12.23 14:40기사원문
과보상 영역 점수 낮추고 필수의료 보상 강화
키트루다·듀피젠트 급여 확대, 환자부담 감경
위탁검사관리료 폐지, 저보상 영역은 강화해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료비용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건강보험 수가의 상대가치를 상시 조정하는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과보상 논란이 이어져 온 검체검사·영상검사 수가를 합리화하는 대신, 입원·수술·처치 등 저보상 영역과 필수의료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면역항암제 등 고가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도 확대돼 환자 부담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제2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약제 급여 조정, 의료비용 분석 결과 보고, 상대가치 상시조정 추진방향,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등 주요 안건을 논의·의결했다.
키트루다·듀피젠트 급여 확대…환자 부담 '뚝'
우선 내년 1월 1일부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와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주’의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확대된다. 키트루다는 기존 비소세포폐암 등 4개 암종에서 두경부암, 위암, 자궁내막암 등 9개 암종·17개 요법으로 급여가 넓어진다. 이에 따라 해당 암종 환자의 연간 투약비 부담은 약 7300만원에서 365만원 수준(본인부담 5% 적용 시)으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듀피젠트주는 기존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더해 중증 제2형 염증성 천식까지 급여가 확대된다. 천식 환자의 연간 본인 부담금도 약 1588만원에서 476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를 대상으로 한 급여 적정성 재평가 결과도 확정했다. 8개 성분 중 일부는 급여를 유지하되 기준을 조정하거나 약가 인하를 전제로 급여를 유지하고, 임상 재평가가 진행 중인 성분은 조건부 평가 유예하기로 했다.
의료비용 분석 첫 전면 공개…검체검사 과보상 확인
건정심에서는 2023회계연도 의료비용 분석 결과도 보고됐다. 이번 분석은 기존 종합병원 중심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의원급까지 대상을 확대해 대표성과 신뢰성을 높였고, 결과도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분석 결과 상급종합병원 기준 검체검사료(192%), 방사선특수영상진단료(169%), 방사선치료료(274%)는 비용 대비 수익이 높은 반면, 투약·조제료(11%), 기본진료료(63%), 기본물리치료료(33%)는 상대적으로 저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2026년부터 상대가치점수를 상시 조정해 과보상 영역은 낮추고, 진찰·입원·수술 등 필수의료 보상은 강화할 계획이다.
검체검사 위·수탁 시장의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편도 추진된다. 현재 검사료와 중복 논란이 있는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검사료 내에서 위·수탁 기관별 수가를 새로 설정한다. 이에 따라 연간 약 2400억원 규모의 재정은 진찰료 등 저보상 영역에 재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검사 질 관리 강화를 위해 수탁기관 인증 기준을 개선하고, 환자안전사고 보고 의무화와 제재 규정도 도입한다.
지역사회 중심의 예방·지속적 건강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2026년부터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환자 등록 기반의 통합 관리 모델을 도입하고, 행위별 수가 대신 ‘지속 관리 노력’을 보상하는 통합수가를 시범 적용한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은 “상대가치 상시 조정과 일차의료 혁신을 통해 수가 불균형을 개선하고, 필수의료와 환자 중심 의료체계를 강화하겠다”며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와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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