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철수 안 해, 전초기지 건설"

파이낸셜뉴스       2025.12.24 07:05   수정 : 2025.12.24 07:04기사원문
이스라엘 국방 장관, 2단계 휴전안 논의 앞두고 폭탄 발언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 대신 전초 기지 지어 군 병력 잔류
1단계 휴전 합의와 달라, 내년 총선 앞두고 우파 진영 의식한 듯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단계 휴전을 협상 중인 이스라엘이 향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고 전초기지를 지어 계속 주둔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이트 엘 정착촌에서 열린 1200채 규모의 신규 주택 건설 승인 행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가자 깊숙한 곳에 있으며, 절대 가자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츠는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급습한 사건을 언급하고 "우리는 과거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가자에 남아 그곳을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나할부대를 가자 북부에 배치해 과거 철거된 정착촌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할 부대는 군 복무와 민간 정착을 병행하는 보병 부대로, 과거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의 핵심적 역할을 해 왔다. 카츠는 이후 입장문을 내고 "가자 내 나할 부대 주둔은 오직 안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은 영국 식민지였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1948년 일방적으로 건국을 선언하고 기존 아랍계 주민들을 몰아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각각 이집트, 요르단 점령지였던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차지하고 정착촌을 건설해 지역 내 유대계 인구를 늘렸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군 병력을 철수하고 정착촌 역시 철거했으나, 서안지구는 여전히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023년 충돌 이후 약 2년이 지난 10월에 미국의 중재로 1단계 휴전을 시작했다. 당시 협정문에는 이스라엘군의 가자 완전 철수와 민간 정착촌 재설치를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9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가자지구 평화 위원회 설치, 국제안정화군(ISF) 주둔을 포함한 2단계 휴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카츠의 23일 발언은 네타냐후의 방미를 앞두고 휴전 계획 전체를 부정하는 내용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10월 11일 휴전 이후에도 가자에서 최소 406명이 사망하고 111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2026년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극우·초정통파 정당 진영에서는 불법 정착촌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21일 서안지구에 정착촌 19개를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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