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공간력(空間力)’ 개념 도입 "임무 집중 여건 조성... 전투력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4 16:08   수정 : 2025.12.24 16:08기사원문
레이다와 열영상감시장비(TOD) 등 감시장비 중대·대대 단위 통합.
23경비여단, 병영시설 공간 재구성…CCTV로 불침번 대체, 휴식 보장
작전환경 변화에 따라 임무 집중 가능한 여건 지속 조성 사례 평가

[파이낸셜뉴스] 육군이 최근 ‘공간력(空間力)’ 개념을 강조하며, 전투력 향상과 휴식의 질을 동시에 높이려는 시도를 펼치고 있다.

24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육군23경비여단은 병영시설 공간 재구성과 해안경계작전 체계 개편으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경계작전 역량을 끌어올려 주목받고 있다.

여단은 최근 병영 내 공간을 전면 재배치했다.

한 건물 안에 생활공간과 사무공간, 공용공간이 뒤섞여 있던 기존 구조를 재편한 것. 1층을 지휘통제실과 행정반 중심의 사무공간, 2층을 생활관과 샤워실 등 생활공간, 3층을 다목적실과 체력단련장 등 공용공간으로 분리·조성했다.

이번 공간 재배치로 생활공간이 별개 층으로 독립됨에 따라 일과 후 온전한 휴식을 보장받게되어 장병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병력이 한 층에 집중되면서 당직체계의 통합 운용이 가능해지고 생활관 복도 폐쇄회로TV(CCTV) 설치로 불침번을 대체함으로써 취침여건이 개선된 것도 장점이다. 간부들의 업무여건도 같은 층에 사무공간이 모이면서 업무 중 부서 간 이동 동선이 짧아져 협업여건이 강화됐다.

여단의 소초 근무환경도 대폭 개선했다. 해안소초에선 한정된 공간이 복무시 장병들이 겪는 어려움 중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교대 인원이 같은 생활관, 화장실, 식당을 함께 사용하다 보니 서로의 생활리듬이 맞지 않아 서로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단은 또 낙후된 상황실을 정비하고 각종 선로를 바닥 하부로 정리했다. 소초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책상과 비디오월도 제작·배치했다. 또 환경 변화에 발맞춰 소초 간부 운용체계를 개편해 최소 인원만 상주하도록 조정, 간부들의 출퇴근이 가능하게 했다.

작전 효율성 향상을 위한 기술적 개선도 병행했다. TOD 원격 온·오프 시스템을 자체 제작해 장비 오류 시 불필요한 정비 소요를 줄였다. ‘무정전 전원장치(UPS) 이중화 체계’ ‘정전경보기’를 구축해 정전 시에도 장비가 가동하도록 해 병력 출동을 최소화했다.

여단장은 임상진 준장은 “작전환경이 바뀌면 군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공간과 환경을 바꾸는 게 곧 전투력을 설계하는 일이라는 인식 아래 장병들이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지속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여단은 올해 초 이런 신개념 해안경계작전 체계를 적용하기 위해 ‘해안경비대대’를 출범시켰다. 같은 공간에서 감시와 대응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작전효율을 제고했다. 기존 소초 단위로 분산 운용되던 레이다와 열영상감시장비(TOD) 등 감시장비를 중대·대대 단위로 통합해 감시상황실, 레이다 상황실, 지휘통제실이 모여 있는 ‘통합상황실’로 구성했다.


여단은 이러한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강원 강릉지역에도 통합 해안경비대대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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