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도 외국인 ‘차익실현’ 잠잠…“수출株 실적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4:48
수정 : 2025.12.25 14:48기사원문
외국인 12월 2조375억원 순매수…11월은 매도세
환율 더 올랐음에도 매수세…수출주 실적 기대감
“원화 약세 수혜주 베팅 수요…외국인 수급 주목”
[파이낸셜뉴스] 외국인이 고환율 수혜가 기대되는 수출주를 사들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2조375억원을 사들였다. 지난달 14조166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다른 양상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1~24일 △삼성전자 1조7302억원 △SK하이닉스 1조5332억원 △현대차 712억원 △한미반도체 658억원 △현대로템 466억원 △기아 406억원 등 수출 중심 종목들을 매집했다.
환율이 올라가면서 수출기업의 내년 실적 성장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수출기업은 수익을 달러로 벌어들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 국면에서 평년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변동성은 지난해 수준을 소폭 밑돈다. 외국인 자금 동향 등도 별다른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최근처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국면에서는, 환율 상승이 수출 둔화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수급이 몰린 대형 수출주들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날 정부가 고환율을 막기 위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대형 수출주들이 환율 수혜를 제외하고도 긍정적인 업황을 보이고 있어서다.
반도체의 경우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메모리 수요 확대가, 자동차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가 각각 상승 재료로 꼽힌다. 조선 역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내년 본격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 급락 속에서도 최근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며 “현재 외국인들 사이에서 원화 약세 수혜주인 반도체, 조선, 방산 등의 실적 개선에 베팅하는 수요가 우위에 있음을 시사한다. 외국인 순매수 환경이 훼손되지 않았음을 감안해 수출주 등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환개입이 장기 추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며 “내년 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IT, 산업재 등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고 있는 대형 수출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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