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피해 英으로"...LS·HD현대, 초고압 변압기 수출지 넓힌다

파이낸셜뉴스       2025.12.25 14:43   수정 : 2025.12.25 14:38기사원문
0% 관세·청정에너지 투자에 한국산 전력기기 부상
HD현대케미칼, 내셔널그리드 물량 100% 확보







[파이낸셜뉴스] 국내 변압기 업계가 미국의 철강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확대 움직임에 대응해 수출 활로를 유럽으로 넓히고 있다. 관세 장벽이 없고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변압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이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은 잇따라 현지 전력청 및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산 전력 장비, 영국 수출 급증
25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발맞춰 전력망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산 전력 장비의 수입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의 한국산 변압기·전력장치 수입액은 약 2502만달러로, 전년(1606만달러) 대비 5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등 주요 경쟁국 제품 수입액이 각각 40.6%, 49.7%, 42.1%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영국은 초고압 변압기류 제품에 대해 0%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미국 대비 수출 여건이 유리하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상무부가 발표한 407개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일부 변압기를 포함시킨 이후 수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수출 장벽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영국의 전력 변압기 시장 점유율은 각각 16%, 4.7%로 현재는 미국 비중이 우세하지만 영국 진출 역시 수출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전동기·발전기·변압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1.6% 증가한 73억500만달러(약 10조7900억원)를 기록했다. 서유럽 내에서는 독일·스페인·이탈리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로 평가된다. 유로모니터는 영국 시장 규모가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5.3%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정부도 '2030 청정 전력 이행계획'을 통해 전체 발전량의 최소 95%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약 400억파운드(약 78조원)를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인프라 등 청정 전력 시스템 전반에 투자할 계획이다.

초고압 변압기 100% 수주 쾌거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은 잇달아 영국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수출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영국 전력청(내셔널그리드)이 올해 발주한 초고압 변압기 전량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는 지난해 5월 체결한 400kV·275kV급 변압기 공급 계약에 이어 지난 7월 추가 발주 물량까지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총 수주 규모는 약 22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성과로 영국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의 기술력과 수주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중장기적으로 변압기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노후 전력망 고도화에 나서면서 친환경·고효율 변압기를 중심으로 한 발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올해 내셔널그리드가 발주한 초고압 변압기 물량을 100% 수주했다"며 "영국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수출 계약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S일렉트릭은 영국을 데이터센터 전력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보고 현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영국의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배전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공급 확대에 착수했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내 스마트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응해 고효율 전력기기 중심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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